‘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가 지난 5일 인터넷 언론매체를 창간했다. 제호(題號)는 ‘바른뉴스’다.
모임의 정광용 회장은 이날 게시판 공지를 통해 “오마이뉴스는 노무현을 만들었고, 조·중·동은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다”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언론사”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이 언론사는 우리 님을 청와대로 입성시키는 데 가장 필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뉴스’의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하고 있는 한병택 대표이사는 ‘박사모’ 부회장 출신이다. 정 회장은 “박사모 회장이 언론사 사주까지 겸직하느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어 제 이름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언론을 권력투쟁을 위한 하나의 ‘정치적 도구’로 여긴다는 데 있다. 태생적으로 편향된 시각과 접근에서 출발한 기사는 자칫 여론을 왜곡된 의도로 선전·선동할 뿐만 아니라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의제 설정에 있어서도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이는 박근혜 지지모임이란 당초 순수성을 권력화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까지 기능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박사모는 이미 지난 7.4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권영세 의원 주선으로 국회 정론관에서 수차례 기자회견을 자청,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세력화를 보여준 전례가 있다. 지난 1일엔 “박사모를 도용했다”며 남경필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당권투쟁의 장(場)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그 어떤 제어의 움직임도 보이질 않고 있다. 친박계 김선동 의원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사모에 대해) 여러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언론의 중립성이나 공정성, 객관성 등에 있어 편향성을 띨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사모를 비롯해 주변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대응은 또 다른 측면에서 관리로 비쳐질 수 있고, 이를 통한 관계형성은 오해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솔직히 관여한다는 자체가 껄끄럽고 어려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까이 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는 관계를 이르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관계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서 11일 기자에게 “박사모 간부들과 일반인들이 모여서 주식회사로 (언론사를) 설립했다”면서 자신을 “설립과정에서 자본가 몇 사람을 소개하고 어드바이스(조언)한 고문 역할”에 빗댔다. 그는 “권력화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지만 이미 지난 국회 기자회견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린 국회출입 기자들의 시각은 여전히 물음표를 떼지 못한 채 박사모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