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처]클래식 선율로 고객 감성을 촉촉히… 현대차 '현대아트홀'

입력 2011-07-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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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코엑스아티움에 개관 … 매달 콘서트 및 뮤지컬 공연

▲현대아트홀에서 열린 ‘현대아트홀 오프닝 페스티벌’ 중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공연 모습

최근 국내외에서 쾌속질주 중인 현대자동차가 이제 '문화경영'에도 본격적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그저 많은 차를 판매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감성'으로 적극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이는 올해 현대차 글로벌 전략인 '질적 성장'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많은 차를 판매하는 것이 중점인 '양적 팽창' 전략을 내세워 왔다. 품질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의 전략은 신흥시장에서 효과를 거두며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업계 톱5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급성장에 초점을 맞추느라 고객들에게 가슴으로 다가가는 덴 다소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삼성그룹 '리움'과 같이 상징성을 지닌 문화공간 운영이 부재해 아쉬움이 컸다. 일각에선 현대차의 기업 위상과 어울리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변화는 새로운 슬로건 발표에서부터 시작됐다. 올 초에 소개된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 이후 '질적 성장' 전략과 맞물려 현대차의 문화 마케팅이 바뀌고 있다. 이 변화를 이끄는 건 올 3월 개관한 새로운 문화 복합공간 '현대아트홀'이다.

▲지난 3월 현대아트홀 개관식에 참석한 귀빈들이 축하 케익을 컷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한국뮤지컬협회장 송승환대표, 현대차 양승석사장,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김충호부사장, 국립극장장 임연철, 피아니스트 이루마

◇현대차, 또 하나의 시도 '현대아트홀'= 현대차는 지난 3월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 최초의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이름은 '현대아트홀(HYUNDAI art Hall)'이다. 바쁜 일상 속 고객들의 감성을 채워준다는 기획으로 개관했다.

현대아트홀은 현대차와 코엑스가 2년간의 후원협약을 통해 뮤지컬 전용극장인 코엑스아티움을 문화 공연과 신차관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새롭게 바꾼 신개념 복합 문화공간이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8월부터 코엑스와 협의를 거쳐 임대형식의 개관을 진행했다.

3월 열린 개관식엔 양승석 현대차 사장, 송승환 한국뮤지컬협회장, 임연철 국립극장장 등 관계자들과 800여명의 초청 고객들이 참석해 현대아트홀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이날 양승석 사장은 "현대아트홀은 고객들에게 새롭고 즐거운 문화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들의 감성적인 만족을 실현하는 현대차의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관식 당일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유키 구라모토의 협연 콘서트가 열렸다. 이어 이틀 후엔 재즈 아티스트 나윤선의 콘서트가 열려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는 매월 고객들을 위한 문화공연들을 현대아트홀에서 정기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크게 홀수달과 짝수달로 나눠 연간 공연이 계획돼 있다.

홀수달에 열리는 공연은 '마티네콘서트'다. 마티네콘서트란 평일 오전이나 낮에 하는 콘서트를 뜻한다. 현대아트홀의 마티네콘서트 역시 오후 2시에 열린다. 주요 타깃은 중년 여성들이다. 이달 마지막 주에도 독일에서 브라스앙상블을 초청해 클래식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짝수달엔 '브랜드데이' 공연이 펼쳐진다. 브랜드데이란 현대차의 브랜드 홍보를 좀더 강화하는 날을 뜻한다. 기존 현대아트홀이 현대차고객들을 대상으로 문화 활동을 펼쳤다면 브랜드데이 때는 일반 잠재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이 시기엔 현대차의 각종 신차들이 코엑스 광장에 전시되고, 기념촬영, 추첨이벤트 등이 마련된다. 또한 브랜드 로고 노출, 광고 등 홍보활동이 평소와 달리 좀 더 강화된다.

브랜드데이 공연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뮤지컬이 주로 공연된다. 지난달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다음 달엔 '늑대의 유혹'을 선보인다.

현대차 국내마케팅팀 주홍철 과장은 "현대차는 잠재 고객에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일반 관람객들은 문화공연 혜택을 받기 때문에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 공연 이외에 때때로 특별 공연도 펼쳐진다. 지난 3월 오프닝 페스티벌은 물론이고, 지난 1일 교사 및 교직원 고객을 1600명을 대상으로 한 '현대아트홀 페스티벌Ⅱ'도 진행했다. 반응도 뜨거웠다. 이날 공연은 만석을 기록했다.

▲코엑스아티움에 위치한 현대아트홀 건물 외벽

◇문화경영의 '노하우'를 습득하다= 현대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삼성그룹의 '리움'과 같은 영구적인 문화공간 설립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일이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아트홀은 현대차 문화경영의 '첫 번째 단계'다. 현대아트홀 운영을 통한 노하우 습득은 향후 현대차 문화경영에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현대차의 문화마케팅 형식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다.

과거 현대차는 영업점을 이용한 지역 문화마케팅, 예술의 전당 후원 마케팅 등 두 가지 큰 방향으로 문화경영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영업점을 이용한 문화마케팅은 '비즈니스'가 많이 개입되다 보니 문화경영 요소가 다소 떨어졌고, 예술의 전당 후원도 현대차만의 공간이 아닌 곳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났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슬로건 발표와 함께 생각의 전환이 시작됐다.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현대차만의 문화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다. 현대아트홀은 그렇게 탄생하게 됐다.

현대차 국내마케팅팀 관계자는 "현재 현대아트홀을 2년 간 코엑스아티움에서 운영하게 됐지만 이후 어느 지역에 둥지를 틀게 될지는 모른다"며 "현대아트홀은 언제, 어디든지 움직일 수 있는 능동적인 문화공간"이라고 평했다.

현대차는 향후 영구적인 문화공간이 설립되더라도 현대아트홀은 계속적으로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문화경영 노하우 습득은 물론,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간다는 각오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는 양적팽창에 주력했기 때문에 고객들과의 세심한 '감성 릴레이션십'을 놓치기 쉬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젠 차를 많이 파는 것이 아닌, 고객들에게 얼마나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대아트홀은 고객에게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아트홀 내부엔 자동차 모형으로 꾸며져 있어 현대차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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