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다.
박 의원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검 중수부가 임성주 C&그룹 부회장을 불러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박태규씨와 내가 만난 사실을 두 가지만 불어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런 짓을 하니까 중수부를 폐지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이 정·관계 고위인사들에게 구명로비를 벌이는 데 창구로 활용됐던 인물이다.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은 최근 검찰조사 과정에서 박씨에게 정치권 고위인사에 대한 로비를 부탁하며 10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부산저축은행 주요 인사들이 광주일고 출신이지만 난 한 사람도 모른다. 그런데 중수부가 김 부회장 조사 사실을 기자들에 흘려 취재하고 있다”면서 “중수부가 야당 의원에게 그렇게 해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과거 태광그룹과 한화그룹, C&그룹에 이어 이번에도 (나와 관련된 인사만 불러 조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내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회의에 출석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강하게 질책했다.
박 의원은 이어 “박종록 변호사가 수임료로 2억원을 받고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전화했다는 의혹이 있는데도 권 수석은 불러 조사하지도 않았다”면서 “왜 박지원 관련된 사람만 불러 조사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귀남 장관이 “보고받지 못했지만 검찰에서 그런 일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냐”며 “장관도 박지원을 XX으로 보는 거냐”고 격분했다.
박 의원은 김양 부회장과 친인척 관계로 드러난 산경M&A 김성진 대표를 중수부가 보호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김 대표는 현재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박 의원은 “부산저축은행의 모든 사태는 김양 부회장과 김성진이란 사람이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중수부가 김성진이란 사람을 보호만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