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남북 비밀접촉 폭로와 관련 당시의 녹음기록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남북간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김천식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 모두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 측은 지난 1일 남측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돈봉투를 건네고 애걸했다는 북측 폭로에 대해 “애걸한 적이 없었다”면서 “정상회담 개최가 아닌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정책국 대표는 “김천식은 이번 비밀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면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며 “통일부 장관 현인택이 직접 접촉의 전 과정을 주관하고 있으며 청와대에도 그가 단독선을 통해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상회담 일정을 제안한 적이 없다’는 우리 측 설명에 대해서도 “김태효는 현 당국은 시간이 매우 급하다면서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다는 일정계획이라는 것을 내놓았다”며 “말레이시아에서 비밀접촉을 한번 더 가지고 뒤따라 장관급회담을 한 후 6월에 판문점에서, 8월에는 평양에서, 다음해 3월에는 서울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진행되는 기간에 정상회담을 연속 갖자는 시간표였다”고 반박했다.
돈봉투와 관련해서는 “접촉이 결렬상태에 이르게 되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봉투를 꺼내 들자 김태효는 그것을 우리 손에 쥐어주려고 했다”며 “우리가 즉시 처던지자 황급히 돈봉투를 걷어 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녹음 등 북측이 주장하는 대로 기록이 존재한다면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밝히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돈봉투 논란에 대해서도 “장관이 이미 국회 답변과정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