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크기로 보이는 바둑알. 실제로는 검정알이 흰알 보다 크기가 더 크다.
두 색깔 이 밝기의 차이로 인해 검정알이 작게 느껴지는 착시 효과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시각은 때때로 잘못된 정보를 뇌로 전달시켜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인간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영화 ‘트루맛쇼’와 ‘블라인드’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대전제에서 궤를 같이한다. 맛집 방송이 대부분 식당-홍보대행사-방송사 셋이서 짜고 만들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고발한 다큐 ‘트루맛쇼’ 는 시각 매체인 TV의 신뢰감에 의문을 제기한다.
MBC 교양 프로그램 PD출신인 김재환 감독은 ‘트루맛쇼’ 제작을 위해 사비를 털어 경기도 일산에 직접 식당을 열었다. 영화는 식당이 SBS 생방송 투데이에 맛집으로 소개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맛집브로커에게 조언을 받아 기존 메뉴에 없는 방송용 요리를 만들며 미리 섭외된 가짜 손님은 처음 보는 음식을 먹고 단골처럼 주옥같은 호평을 내놓는다. 손님의 말은 요리를 먹기 전에 방송 작가가 미리 써 준 대사를 외운 것이다.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무엇 하나 진실된 것 없는 방송을 두고 영화는 ‘시트콤’ 이라며 조롱한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는 앞서 MBC에서 영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공익적 목적으로 만든 영화라며 이를 기각, 논란 속에 스크린에 걸렸다. 지난달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트루맛쇼’는 장편 경쟁부문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8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블라인드’ 는 눈으로 보이는 사실과 보이지 않는 사실 중 어느 것이 진실이냐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블라인드’는 뺑소니 사건을 목격한 시각장애인 김하늘(수아 역)과 현장을 눈으로 본 유승호(권기섭 역)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을 그렸다.
영화를 연출한 안정훈 감독은 “시각장애인의 시점으로 영화를 연출했다” 고 밝혀 이 영상가 눈이 보이는 관객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하늘은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연기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 며 지금까지 연기 중 가장 어려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1일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는 음성만으로 이루어진 예고편을 먼저 튼 후 영상과 함께 만든 예고편을 뒤이어 상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