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연임 출사표를 던진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반 총장이 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의 첫 임기 5년은 올해 말까지며 연임에 성공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반기문 총장 2기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현재 반 총장은 사무총장 후보 추천 및 거부권을 갖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겠다는 다른 경쟁자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여서 재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 외교관은 "반 총장은 최근 몇달 동안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방문해 연임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들 국가 가운데 반 총장의 재선에 반대한 나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인권 문제를 소극적으로 다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올해 초 시작된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기 총장의 도전 성공 여부를 역대 총장들의 기록을 통해 예측해 본다면 연임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1945년 유엔이 출범한 이후 반 총장 이전에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은 모두 7명이다.
이들 가운데 3차례 연임한 인물은 없지만 반미 성향이 강했던 6대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를 제외한 모든 사무총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사무총장 추천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는 이달 하순께 비공개 회의를 갖고 반 총장 연임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며 이후 수일 내에 총회 승인 절차까지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에서는 회원국이 요구하면 투표를 할 수 있지만 지난 1971년 4대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을 선출한 이후 투표 없이 박수로 승인하는 것이 관례가 돼 왔기 때문에 안보리 논의가 끝나면 사실상 반 총장의 연임이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