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바르셀로나는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2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전반 27분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선제골과 후반 9분 리오넬 메시의 결승골, 후반 24분 다비드 비야의 쐐기골로 맨유를 3-1로 완파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역시 맨유를 결승에서 꺾었던 2008-009시즌에 이어 2년 만에 유럽 프로축구 최강자의 자리를 되찾으며 통산 네 번째로 우승컵인 '빅 이어(Big Ear)'를 들어 올렸다.
반면 통산 네 번째 우승이자 2007-2008시즌 이후 3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던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유의 도전은 수포가 됐다.
박지성은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맨유는 웨인 루니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에 세우고, 박지성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좌·우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와 마이클 캐릭을 중앙 미드필더로 먼저 내보냈다.
좌·우 풀백 파트리스 에브라와 파비우 다 실바, 중앙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와 리오 퍼디낸드로 포백 수비진을 꾸렸고, 이 경기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에드윈 판데르 사르에게 골문을 맡겼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다비드 비야와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전방 3각 편대를 내세운 4-3-3 포메이션으로 맨유 골문을 두드렸다.
볼 점유율만 보더라도 63대 37로 바르셀로나가 경기를 지배했다.
또 바르셀로나가 유효슈팅 12개를 포함해 19개의 슈팅을 날리는 동안 맨유는 단 4개(유효슈팅 1개)의 슈팅에 그쳤다.
전반 초반에 잠시 맨유가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바르셀로나를 당황하게 했다.
박지성도 전반 6분 메시의 드리블을 태클로 차단하는 등 투지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면서 간결한 패스 플레이로 볼 소유를 늘려가는 바르셀로나식 축구가 살아나면서 맨유가 밀리기 시작했다.
전반 16분 사비의 크로스에 이른 페드로의 오른발슛과 전반 20분 아크 정면에서 날린 비야의 오른발슛이 골대를 벗어났고, 이어진 비야의 슈팅을 골키퍼 판데르 사르가 잡아냈다.
그러나 결국 전반 27분에 균형이 무너졌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은 페드로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으로 맨유 골문을 열어 바르셀로나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전반에는 맨유의 반격이 만만찮았다.
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라이언 긱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루니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긱스가 루니의 패스를 받을 때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바르셀로나 수비진은 손을 들었지만 부심의 깃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전반을 1-1로 마친 바르셀로나는 후반 9분 만에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불리는 메시의 왼발슛이 터지면서 다시 앞서 나갔다.
메시는 아크 정면에서 강한 왼발슛으로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메시는 이번 대회 13경기를 뛰면서 12골을 넣어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은 1970년대 초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게르트 뮐러 이후 두 번째다.
또 12골은 챔피언스리그라는 이름으로 대회가 새롭게 출발한 1992-1993시즌 이후로는 뤼트 반 니스텔루이가 2002-2003시즌 맨유 소속으로 기록한 한 시즌 대회 최다 득점과 타이를 이루는 것이다.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포함하면 대회 한 시즌 최다골은 조제 알타피니가 1962-1963시즌 AC밀란(이탈리아) 유니폼을 입고 넣은 14골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다시 리드를 빼앗기자 후반 24분 파비우를 빼고 윙어인 루이스 나니를 투입해 만회를 노렸지만 비야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아 추격의지가 꺾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