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의 원적지 관리 담합에 대한 공정위 과징금 폭탄이 결정되는 25일, 정유사 CEO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번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한 정유사의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로 시작됐기에 서로 어색하고 불편할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석유협회 정기총회에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 CEO들이 모였다. 대한석유협회는 정기총회를 통해 차기 협회장으로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을 선출했다.
이 자리에는 오강현 석유협회장을 비롯해 K에너지 박봉균 사장 GS칼텍스 허진수 사장, 에쓰오일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사장,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 등 정유4사 CEO가 참석했다.
총회 직전 오강현 협회장과 정유4사 CEO는 최근 유가 동향과 정유산업의 입장을 피력했다.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은 "현재 고유가는 지정학적 변수에 의한 것"이라며 "점차 유가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봉균 SK에너지 사장은 "최근 휘발유의 수요가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에너지 절약 방안을 마련해 (다가올)고유가 시대를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름값이 오르면 국민들이 걱정, 내리면 기업의 손해가 걱정된다"며 "회사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기름값이 내리길 바라는게 당연한거 아니겠냐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사장도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과 기업, 정부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로 임기를 마친 오 협회장은 "그동안 정유업계가 국민경제와 유가안정, 에너지 안보 등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정유사들이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에 더욱 노력해서 사회적으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허진수 GS칼텍스 사장은 공정위 과징금 부과에 대해 "(과징금이)발표된 뒤에 얘기해야 하지 않겠냐"며 "조만간 발표가 나오면 그 다음에 이야기 하겠다"고 입을 닫았다.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도 "공정위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며 "나오는 내용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봉균 SK에너지 사장도 "과징금 규모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구체적인 답을 회피했다.
한편 공정위는 25일 정유사들이 매출이 높거나 타사 주유소를 자사상표 폴로 바꾸기 위해 저가로 제품을 제공하거나, 주요 주유소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혜택을 주는 이른바 '원적지 관리' 담합 행위를 포착하고 전원회의를 거쳐 과징금 규모를 최종 결정하고 26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