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중국이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전 총재의 후임자로 라가르드 장관을 지지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수아 바루앵 예산장관은 유럽1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 장관을 새 총재로 임명하는 것을 유럽이 합의했다”며 “중국 역시 라가르드 장관을 후보로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랑스 정부의 제스처가 신흥국에 오만하게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장관은 오는 25일 IMF 총재후보와 관련해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의 지지로 라가르드 장관의 총재 선출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중국이 힘을 보태면 다른 신흥국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암묵적으로 유럽 출신을 지지하고 있어 라가르드 장관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IMF 총재를 선출하는 집행이사회에서 미국의 투표권은 17%에 달한다.
뒤이어 일본이 6.01%, 독일 5.87%. 영국과 프랑스가 각각 4.85%, 중국이 3.65%를 갖고 있다.
중국 정부는 프랑스의 이같은 주장에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중국 외교부의 책임있는 사람이 이미 IMF 총재의 선임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고만 밝혔다.
일각에서는 프랑스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라가르드 장관의 IMF 총재 선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신흥 5개국은 이날 IMF 총재 후임에 유럽출신이 거론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IMF 수장이 유럽 출신이 돼야 한다는 진부한 관습에 반대한다”며 “이는 국제 기관의 적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