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철강업계가 일본 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부품·소재 산업 피해가 자동차나 조선 산업으로 파급되면 전 세계 철강 수요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 신일본제철 등 양국의 주요 철강업계는 23일 서울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제12차 ‘한일 민관 철강협의회’를 열어 일본 대지진 이후 철강산업의 흐름을 짚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한일 양국은 “부품·소재 산업의 피해가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으로 파급돼 일본 및 세계 철강수요가 위축될 경우, 수급 불균형 및 경쟁 과열이 우려된다”며 “철강업계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일본 지진 피해지역에 있는 철강 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해 생긴 소재 조달 차질과 자동차, 조선 등 수요 산업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진 피해지역 철강 업체의 조강 생산량은 일본 전체의 약 25% 수준.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주요 철강업체가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췄으나 현재는 정상화된 상태다.
또한 공급과잉 상태인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불공정거래가 일어나지 않도록 협력키로 합의했다. 상대국에 대한 반덤핑 수출 등 불공정 무역이 없도록 건전한 교역환경 조성에 유의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기로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 스테인리스 조강생산은 3068만톤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공급과잉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양국은 향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철강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향후 공동 기술개발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경우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서 13%, 일본은 15%를 차지할 정도로 철강산업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심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