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철회 문제를 다음주 중에는 결론낼 전망이다. 또 헌인마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공동 시공사인 동양건설을 사업에서 제외하고 삼부토건 단독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헌인마을 PF 대주단 대표은행인 우리은행과 동양건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19일 오후 전격 회동을 하고 헌인마을 문제 해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동양건설 채권단이 최근 수백억 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한데다 뚜렷한 담보도 없는 동양건설에 추가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는데 공감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동양건설에 자금지원을 위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최종 통보를 한 뒤 이번 주 내 구체적인 담보 제시가 없을 경우 동양건설을 시공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주의 사재 출연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주단 관계자는 “오늘 신한은행과 동양건설이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며 “법정관리 철회결정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다음주 중이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동양건설이 법정관리에서 나오지 못할 경우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삼부토건 단독 시공으로 가는 등 다양한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동양건설이 법정관리 철회를 못 하면 금융시스템 안정 등을 위해 삼부토건이라도 법정관리를 철회해야 한다”며 “이 경우 삼부토건이라도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최근 헌인마을 PF 대주단에 PF 대출을 책임지는 대신 이자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여서 대주단과 합의가 이뤄지면 삼부토건 단독 시공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삼부토건 채권단과 PF 대주단 일부는 삼부토건이 대출을 받은 뒤 6개월 내 르네상스서울호텔 매각 착수를 약속할 경우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7500억원을 신규 대출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삼부토건은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한 뒤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대해선 삼부토건 할당에 대한 채무만 상환한 뒤 헌인마을 PF 사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