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후임 등 IMF의 앞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IMF 이사회는 19일(현지시간) 웹사이트 발표를 통해 스트로스-칸이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사임 효력은 즉각 발효된다고 밝혔다.
스트로스-칸은 이사회에 보낸 공문에서 “나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내가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았던 IMF를 보호하고 싶다”고 사임이유를 설명했다.
IMF는 조만간 이사회에서 새 총재 선출을 진행할 것이며 당분간 존 립스키 부총재가 총재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트로스-칸의 사임에 따라 IMF 총재 후임 자리에 대한 논의가 격렬해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세계은행(WB)을, 유럽은 IMF 총재직을 각각 맡아왔다.
그러나 신흥 개발도상국들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서 IMF 수장이 나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면서 신흥국에서 IMF 총재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흐메트 심섹 터키 재무장관은 17일 IMF 총재에 공개적으로 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케말 데르비스 전 터키 재무장관과 IMF 부총재를 지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트레보 마누엘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재무장관 등도 IMF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은 기득권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 재정위기 관련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유럽 출신 인사가 IMF 총재를 맡아야 한다”면서 “언젠가는 신흥국에서 IMF 총재가 나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유력한 IMF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IMF는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총재의 갑작스런 부재로 인한 업무 공백으로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MF 후임 총재 자리를 놓고 신흥국과 유럽의 논쟁이 격렬해 지고 있어 총재 선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스트로스-칸이 성폭행 미수로 체포되면서 IMF는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도 문제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