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추진하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해법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결점을 찾아가는 듯했던 삼부토건은 라마다르네상스호텔 매각계획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주단은 삼부토건에 7500억원의 대출을 실행하는 대신 삼부토건이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내놓고 대출후 6개월내 호텔을 매각해야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은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좌초위기를 맞으면서 삼부토건이 우리·국민·농협·외환 등 대주단에 담보로 내놓기로 한 자산이다.
대주단은 삼부토건이 호텔을 매각하지 않으면 헌인마을 개발사업과 관련해 발생한 채무를 갚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7500억원 대출에 대한 이자비용만 연간 400억~500억원대라 호텔 자체적인 현금흐름으로는 상환재원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대출의 만기는 2년으로 삼부토건이 이자조차 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2년치 이자 1000억원이 대출액에 포함돼 있다”면서 “호텔 등 자산을 조기 매각해야 연 400억원 수준인 이자도 줄일 수 있고 회사의 조기 정상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부토건은 “대주단의 대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환계획이 아니라 담보물 매각계획을 제출하라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삼부토건보다 더 급한 쪽은 헌인마을 공동 시공사인 동양건설이다. 마땅한 담보물도 없는데다 대주주인 최윤신 회장도 사재 출연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혀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으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동양건설 만큼은 법정관리를 철회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동양건설이 제시하는 담보를 보고 지원방안을 찾아가야 하는데 아직까지 (동양건설로부터) 구체적인 확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주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미루면서 이달 말까지 채권단과 해결하도록 시한을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