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에 2차상장한 외국기업의 거래가 부진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브라질 발레는 지난해 12월 홍콩증시에 2차 상장했으나 거래량은 하루 평균 수천주에 불과하다. 뉴욕과 브라질에서의 수백만주가 거래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발레는 당초 2차상장을 발표하면서 “2차상장은 회사 자금의 유동성을 늘리고 주가를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 밝혔으나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리처드 도브스 맥킨지 이사는 “전자거래의 발달로 투자자들이 쉽게 해외증시에 접근할 수 있는 이 때 2차상장은 더 이상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무적 성과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업은 여전히 홍콩증시 2차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명품업체 코치와 세계 8위 구리 생산업체 카작무스,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현재 홍콩증시 2차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JP모건의 케네스 체 주식예탁증서(ADR) 부문 대표는 “당장 재무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시아 시장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심고 인지도를 높이는 등의 마케팅 목적으로 홍콩증시 상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팀 페이니 브룬스윅 파트너는 “단순히 홍보목적으로 2차상장을 이용할 경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기업활동을 강화해 현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면 홍콩증시 2차상장은 당초 의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