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카자흐스탄의 1조 신화'로 알려진 차용규씨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삼성물산 카자흐스탄 지사에 근무하다가 국영기업의 지분을 인수,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차씨의 역외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차씨의 탈루세액에 대한 추징금 규모는 최대 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차씨는 삼성물산 과장으로 1995년 카자흐스탄에 부임했으며, 당시 차씨는 부실경영으로 몰락 위기에 처한 자원개발 관련 국영기업인 카자묵스의 위탁경영을 맡으면서 이 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차씨는 삼성물산이 5년간 위탁경영하는 동안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으며, 삼성물산이 지분 매입을 통해 카작무스 최대주주가 된 2000년 이후에는 공동대표를 맡기에 이르렀다.
2004년 삼성물산은 카작무스의 지분을 정리하면서 상당 부분을 차씨에게 넘겼으며, 이후 차씨는 2006년에 카자묵스의 일부 지분을 삼성물산 측에 팔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2008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의 부자에서 재산 14억달러로 세계적으로는 843번째, 한국인으로는 9위의 갑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카작무스 지분 매각 후 차씨의 행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홍콩에 살면서 한국 부동산, 증시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이 회사를 통해 국내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호텔, 빌딩 등의 부동산과 코스닥기업 관련 채권 등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차씨가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국내 부동산 등을 취득한 것은 세금 탈루를 위한 역외탈세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와 관련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역외탈세 혐의로 국세청에서 4000여억원을 추징당한 시도상선 권혁 회장에 이어 차씨가 국세청의 조사 대상이 되면서 앞으로 국세청의 역외탈세 조사가 한층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