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비자금을 총괄하고 회사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조경민 오리온 전략담당 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조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사장은 지난 2006년 8월 부동산 허위·이중 매매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을 위해 고급빌라 ‘마크힐스’ 시행사와 짜고 209억여원짜리 부동산을 169억여원에 거래하는 것으로 위장해 비자금 40억원을 조성했다.
이후 조 사장은 평소 그룹과 빈번히 미술품을 거래한 서미갤러리 계좌를 통해 자금을 송금 받아 횡령하는 등 그해 법인세 10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 사장은 오리온에 포장용기를 납품하는 A사를 위장계열사로 두고 회사의 주요 지분을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인 해외법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7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 사장은 비자금을 다시 국내로 유입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2006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A사 대표에게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위장해 총 57회에 걸쳐 매월 4000만~7000만원씩 담철곤 오리온 회장 등에게 총 38억3500여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조 사장은 담 회장을 비롯한 그룹 주요 임원들이 외제 고급차량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할 수 있도록 A사를 포함한 그룹 각 계열사에 법인자금 총 19억7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추후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비자금 조성과정에서 담 회장이 개입 여부와 비자금 사용처 등을 밝혀내는데 수사를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