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갤리언펀드의 라지 라자라트남 설립자가 11일(현지시간) 기업 내부정보를 미리 빼내 막대한 차익을 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이날 열린 공판에서 12명으로 구성된 연방 배심원단은 라자라트남에게 적용된 9개의 증권사기 혐의와 5개의 공모 혐의 등 총 1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검찰은 라자라트남이 골드만삭스 등 대형기업의 내부정보를 빼돌려 이를 주식투자에 활용해 6000만달러(약 645억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라자라트남은 지난 2008년 9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정보를 당시 골드만삭스 이사회 멤버였던 라자트 굽타로부터 입수해 갤리언펀드 운용에 활용한 혐의로 지난 2009년 10월 체포됐다.
라자라트남에 대한 선거 공판은 오는 7월29일 열릴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라자라트남 사건은 연방 검찰이 광범위한 인원을 동원하고 공격적 수사를 펼쳐 범죄혐의를 입증한 개가라고 평가했다.
검찰은 마약이나 조직범죄 수사에 사용돼 왔던 도청기법을 활용해 트레이더들의 전화 통화 내용을 녹취했다.
미국 법무부의 내부자거래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프리트 버라라 연방 검사는 지난 18개월 동안 47명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해 이 가운데 35명의 유죄 확정을 받아냈다.
버라라 검사는 라자라트남 평결 직후 성명에서 “우리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믿거나 너무 영리해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잡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지난해 말 내부자거래 혐의가 있는 3개 대형 헤지펀드 회사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는 등 헤지펀드에 대한 수사가 강화되고 있다.
NYT는 지난 1980년대 정크본드를 활용한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 열풍이 불었을 때 이반 보에스키와 마이클 밀켄이 내부자거래 혐의로 구속당했던 것처럼 헤지펀드의 폭발적 팽창에 검찰의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라자라트남은 구속되기 전 전성기 당시 투자자들의 돈을 무려 70억달러나 운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수사가 월가에 깔려있는 내부자거래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높은 이익을 보장한다는 약속에 투자자들의 돈이 헤지펀드에 몰리고 있고 헤지펀드는 이익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에 내부자거래를 끊임없이 시도할 것이기 때문.
헤지펀드 투자 운용액은 지난달 사상최고치인 2조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