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시장, 전용회선 논란 ‘시끌’

입력 2011-05-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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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서버 제공은 관행”…파생시장 후폭풍 우려

증권사와 스캘퍼의 유착에 대한 검찰의 날선 칼날로 주식워런트시장(ELW)의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검찰수사의 핵심인 시세조종, 전용회선 제공 등의 정당성에 대한 업계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단위가 크고 매매가 잦은 일부 투자자에 대한 전용회선 제공은 이미 파생상품시장에서는 관행처럼 굳어진 행태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개미투자자들이 이들과 같은 서버를 사용할 시 역차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검찰이 대대적으로 증권사 압수수색을 벌인 이후 ELW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조대원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 1조6374억원보다 6000억원 가량 하락했고 최근에는 1조원대 밑으로 거래대금이 하락한 적도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도입 5년여만에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로 급성장한 ELW시장이 자칫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파생시장에서 일반화된 매매기법과 관행에 메스를 댄 상황이라, 이를 둘러싼 논란이 시끄럽다.

특히 지난달 스캘퍼 손모씨와 현대증권 백모 과장이 구속된 데에는 일반 투자자와 달리 초단타매매자 스캘퍼에게 더욱 빠른 속도로 거래할 수 있는 전용회선을 제공했다는 것이 그 핵심.

증권사 파생상품 관계자는 “이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전용선을 구분져 거래하는 관행이 있어 왔다”며 “가령 하루 한두번 거래를 내는 사람과 몇백번씩 거래는 하는 사람이 같은 서버에서 거래를 하게 되면 매매가 부딪쳐, 오히려 일반투자자들이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증권사에서 거래소로 매매주문을 보내는 A서버에는 매매가 잦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이, 거액을 단위로 주문이 빈번한 B서버는 기관투자가 등 일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용회선을 이용하려면 하루 거래대금이 최소 몇억 단위 이상인 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이 증권사를 겨눈 칼날이 스켈퍼와 증권사와의 검은 유착관계를 통한 부당한 뒷돈거래에 쏠려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에 구속된 현대증권 직원은 공교롭게도 스캘퍼와 이 증권사 사람이 아는 사람이었고, 증권사 직원이 이를 이용해 부당한 수수료를 챙긴 것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적발된 현대증권 역시 2005년 ELW시장이 도입될 당시 기존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투자를 많이 했다”며 “실제로 전산관련 인프라 구축과 함께 트레이더를 해외시장에 교육시키고, 직원들에게까지 ELW투자를 권유하는 등의 맹공을 펼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증권사 출신인 스캘퍼들 중 현대증권 출신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증권업계에서는 ELW시장 전용계좌를 만들거나 증거금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스캘퍼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전체시장에서 거래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지만, 이를 막을방안 방안은 현 금융시스템에서는 딱히 없다”며 “스캘퍼들에게 거래를 많이 할수록 수수료나 세금 등을 높이는 방안이 있지만, 이마저도 시장 메커니즘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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