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에서 대주주가 기업 전체의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거나 기업이 적자를 냈음에도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재벌닷컴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현금배당(중간배당 포함)을 결의한 1688개 12월 결산 비상장사에서 578명이 배당금으로 1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의 237명의 배가 넘는 수치로 배당을 새로 하거나 배당금을 늘린 기업이 급증한 때문이다.
이중 100억원을 넘게 받은 ‘배당부자’는 작년 보다 8명이 늘어난 14명을 기록했다. 올해 상장사에서 100억원 이상 받은 대주주 13명보다 많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의약품 도매업체인 보나에스의 박의근 대표이사가 590억원을 받아 재벌 총수들의 배당금을 제쳤다. 보나에스는 작년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순이익 229억원의 2.6배가 넘는 배당금을 나눠줬다. 故정순영 전 성우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범 현대가 출신인 정몽석 회장도 지분 70%를 보유한 현대종합금속에서 560억원을 배당받았다. 현대종합금속 역시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순이익의 배가 넘는 8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엠코 등 비상장사에서 181억원을 받았다. 상장사 배당금 118억원을 합치면 배당금 총액은 약 300억원에 달한다. 범 LG가(家) 출신인 범한판토스의 대주주 조금숙씨와 구본호씨 모자(母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7억원, 115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비상장사 배당부자 상위권을 차지했다.
일본 산요 프로젝터 수입업체인 유환미디어의 유영대 대표이사는 지난해 이 회사가 7억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배당금 액수가 전년보다 대폭 늘어난 120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파리크라상 등 비상장사에서 116억원, 최연학 연호전자 회장이 105억원,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10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하지만 100억원 이상의 배당금 수령자 14명 중 7명이 기업의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았고 기업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대주주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배당을 통해 대주주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