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9박 11일간의 유럽 3개국 특사 일정을 마치고 8일 귀국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서병수 최고위원 등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미래희망연대 소속 의원들 외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일정에서 대통령 특사로서 각국 정상들과 한국과의 교류 협력 증진 방안논의를 충실히 이행했다.
그는 4·27재보궐선거 직후인 지난달 28일 “(재보선 패배는)한나라당 전체의 책임이며, 저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유럽방문길에 올랐다.
그러나 방문국에 도착해서는 정책적 협력 등을 촉구하면서 정상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달 29일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네덜란드 6·25 참전용사들을 거론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협력을 촉구했다. 또 로테르담 항만공사를 방문해 친환경 물류 사업 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훼어하헨 부총리 겸 경제농업혁신부 장관을 만나 농업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3일에는 포르투갈을 방문해 포르투갈 실바 대통령과 아마두 외교장관 등을 접견, 녹색성장 정책 및 재생에너지 사업과 대북문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튿날에는 마지막 국가인 그리스를 방문,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요르그스 파판드레우 총리를 만나 양국의 우호증진에 대해 논의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양국 조선산업의 협력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그리스 교민간담회 자리에서는 교육시스템 강화를 언급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순방 과정에서 네덜란드에서는 베아트릭스 여왕과 당초 예정시간 보다 30분 더 면담시간을 갖고 포르투갈에서는 외무장관 면담시 외교라인 고위 관계자가 총출동하는 등 귀빈급 대우를 받았다.
또 정상들과의 면담 시에는 각 국가의 고유색과 맞는 오렌지색, 보라색 등이 들어간 의상으로 상황에 따른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스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친 박 전 대표는 전날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8일 오전 귀국했다.
박 전 대표는 순방 중 대통령 특사로서의 일정 외에도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로서의 자신의 정치행보에 대한 밑그림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그리스 중에는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산업화 시절 SOC(사회간접자본)를 깔았듯이 사회적 자본인 신뢰와 원칙의 구축 없이는 선진국 진입을 못한다”며 평소 신념인 ‘원칙과 신뢰’를 재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재보선 패배 후 한나라당에 쇄신 바람이 불고 있고 당내 소장파와 친박계의 지원에 힘입어 중립성향의 새원내대표단이 구성된 상태다.
이 시점에서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들은 향후 그의 역할론과 비등해진 당내 비주류의 영향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대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