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hiang Mai Initiative) 다자화(CMIM) 체제에 위기예방(crisis prevention) 기능을 도입하는데 합의했다. 이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국, 중국, 일본) 국가들의 금융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역내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위기 이전이라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자금 지원 기능이 강화된 것이다.
CMIM은 아세안+3 국가의 금융위기시 달러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1200억 달러 규모의 다자간 통화스왑 체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중국 리융 재정부 부부장, 일본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참석한 제11차 한중일 재무장관회의를 갖고 "현재 위기해결(crisis resolution) 기능에 국한돼 있는 CMIM 체제가 보다 효과적인 지역금융안전망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위기예방 기능의도입 필요성을 제한해 한중일간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위기예방 기능 도입을 위해 △지역안정망인 CMIM과 글로벌안전망인 IMF간에 협력 원칙을 마련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CMIM의 규모를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며 △IMF와의 정례적인 대화채널 구축 등 AMRO의 감시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중일 장관들은 G20 서울회의에서 합의된 바와 같이 지역안전망인 CMIM과 글로벌 안전망인 IMF간 협력을 강화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역내 경제감시기구(ASEAN+3 Macroeconomic Research Office(AMRO))를 이달 중 출범시키고 최고책임자는 첫 3년간 중국이 1년, 일본이 2년씩 맡기로 합의했다. AMRO는 평시 AMRO는 평상시 역내 거시경제와 금융 상황을 점검하는 기능을 담당하지만 위기 시 회원국의 요청이 들어오면 자금 지원 결정에 필요한 보고서를 의사결정 기구인 집행위원회에 제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윤 장관은 "AMRO의 감시기능이 역내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강력한 예방기능이자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핵심요소임에 공감했다"며 "AMRO의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중일 세나라 장관들은 향후 현행 ABMI(Asian Bond Markets Initiative)를 자본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윤 장관은 "위기극복 이후 역내 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조달과 적절한 위험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역내 자본시장의 발전이 긴요하다"며 "채권시장 외에 주식·펀드·파생상품시장을 포괄해 자본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ACMI라는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3년 ABMI를 제안해 확보한 아세안+한중일 금융협력의 주도권을 ACMI를 통해 지속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게 기획재정부측 설명이다.
또 한중일 3국은 역내증권결제기구(Regional Settlement Intermediary) 설립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 역내 국경간 증권거래를 원활하게 하여 역내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심화하는데도 합의했다.
필요시 ADB(아시아개발은행)의 지원을 받아 역내 인프라 자금조달, 재난 보험 도입, 역내 무역 결제시 로컬 통화의 사용 등 향후 아세안+3의 금융협력을 위한 새로운 과제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데 합의했다.
한편 한중일 3국 재무장관들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압력, 역내로의 자본유입의 변동성 심화 등에 대해 우려했다.
재무장관들은 "금융위기 이후 역내 경제는 내수와 수출 강세에 힘입어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면서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와 역내 국가로의 대규모 자본 유입이 역내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지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사회 불안이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대두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며 "각국 장관들은 최근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절한 거시경제 정책을 채택하고 (세 나라간) 거시경제 정책 공조를 강화키로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