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CEO들 항로 수정..."미래 먹거리는 '에너지'"

입력 2011-05-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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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믿을 건 에너지 뿐이다.’

성장한계에 직면한 국내 조선업계 CEO들이 앞 다퉈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발주량 감소와 중국의 생산 확대 등으로 더 이상 선박만 건조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주요 조선업계 CEO들이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계획하고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사업과 해외 자원개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지난달 국제 그린에너지엑스포에 참가해 “고유가와 원전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대안은 고갈 염려가 없고 환경 친화적인 태양광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과거 임원 시절부터 남몰래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경제성을 검토할 정도로 태양광 발전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 사업분야에서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역시 “오는 2015년까지 전체 매출의 10%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올리겠다”는 중장기적 사업 목표치를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1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2월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조선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며 “미래를 대비한 차세대 신제품으로 활로를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대체에너지와 자원개발관련 신제품 등의 개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노 사장은 앞으로 조선업 이외에 깊은 바다에서 끌어올리는 대체에너지를 개발해 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시범 구축, 가동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부터 시스템 적용으로 전사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EMS는 대우정보시스템과 함께 지식경제부의 국책과제로 공동 개발한 것으로, 향후 EMS을 시스템패키지화해 대우정보시스템과 공동 판매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연말 신재생 에너지 관련 신사업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남상태 사장은“신사업 포인트는 풍력발전, 이산화탄소 포집”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관련 사업부분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역시 지난달 29일 중국 ‘STX다롄 조선해양생산기지’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향후 10년은 자원·에너지 분야에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에너지 그룹으로 글로벌 ‘톱’ 기업의 위치가 재편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회사 역시 2020년 에너지·자원분야에서 30조, 영업이익 2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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