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결산이 마무리되자 스타급 애널리스트를 모시기 위한 물밑접촉이 한창이다.
보통 3월 결산을 맞아 증권사들의 보너스 등 인센티브 지급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하우스로 자리를 옮기는 이른바 ‘철새족 애널리스트’들이 많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거물급들의 이동이 덜하다는 평가지만, 센터장이 공석인 증권사를 포함해 시니어급 애널리스트 이동의 잦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증권사 최고 브레인으로 불리는 리서치센터장의 공석이다. 지난 14일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년 계약을 만료로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몇몇 증권사들이 뜨거운 추파를 보내며 그동안 이 센터장을 영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이 센터장은 솔로몬투자증권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 센터장은 지난 1989년 대우경제연구소에 입사해 미래에셋증권 운용전략실장과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 기존 솔로몬투자증권 임홍빈 전 센터장은 전략투자센터장으로 이동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서치쪽은 보안이 생명인지라, 다들 쉬쉬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몇몇 증권사가‘러브콜’을 보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 공석인 한화증권 센터장 자리 등은 이미 이 센터장이 머물렀던 곳이라 옮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화증권도 현재 센터장 자리가 공석이며, 신한금융투자는 정의석 상무가 센터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젊은 피로 센터장들이 대거 물갈이 된 것과 비교해, 올해는 시니어급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이 두드러진다. 최근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퀀트담당 김동영 애널리스트와 김미혜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으로 이직했다. 반도체 재료 및 부품을 담당했던 변한준 애널리스트도 조만간 KB투자증권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또한 디스플레이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민천홍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BOA메릴린치로 옮길 예정이다. 투자전략팀장의 이동도 눈에 띈다. 지난달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신한금융투자에 새 둥지를 틀었고, 토러스투자증권의 스타 애널리스트인 이경수 투자전략팀장은 운용 관련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증권은 최근 SK증권에서 석유화학을 담당했던 백영찬 애널리스트와, 하이투자증권 건설 담당 김열매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
펀드매니저로의 변신을 꾀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조선기계를 담당하던 양정동 연구원은 지난해 신설된 새내기 자문사인 쿼드투자자문으로 옮겨 애널리스트에서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KTB투자증권 하종혁 연구원도 알리안츠자산운용 펀드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외국계 애널리스트를 스카우트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삼성증권은 골드만삭스 출신 허진욱 연구원을 거시경제 담당으로, 우리투자증권은 모건스탠리 출신 유동원 연구원을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로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서치본부는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수명이 짧고,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 때문에 몸값이 뛰어 올랐을 때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리서치 한 애널리스트는 “아무래도 리서치쪽은 시황 산업이다 보니, 지난해와 올해 장이 좋고 시장규모가 커지며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며 “다만 이직을 결심할 때 연봉이 가장 큰 유인책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하우스에 적응하고 팀을 꾸리게 것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보통 연봉이 최소 1.5배 이상 뛰지 않으면 옮기지 않는다”며 “다만 하우스가 튼실하고 네임밸류가 있으면 세일즈 마케팅을 할 때 유리하기 때문에, 소형사보다는 대형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섬유의류업종 대우증권 유정현 애널리스트와 디스플레이업종 동양종금증권 이승진 애널리스트는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