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들의 고민은 맞춤형 상품개발이다. 다른 은행과 차별화되고 똑똑 튀는 아이디어 상품이 아니면 고객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업계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시장선도형 상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몇년에 한번 나올까 한다는 소위 ‘대박상품’을 지난해 몇차례 선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월복리 정기적금(예금)’과 ‘신한 에쓰모어 마이카 대출’ 등이다. 이러한 상품개발 중심에는 상품개발부를 이끌고 있는 윤태웅 부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윤 부장은 신한은행에서도 상품개발에 정통한 인물이다. 2000년 8월 상품개발부 근무를 시작으로 1년6개월 정도 지점장 근무기간을 제외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상품개발쪽 업무만 해 왔다. 그만큼 상품에 대한 트렌드와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다는 게 윤 부장의 설명이다.
그 때문인지 최근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주문한 ‘차별화 상품’ 개발에도 자심감을 보였다. 그는 “차원이 다른 아이디어로 세상을 깨우자는 것이 목표”라며 “반걸음이라도 앞서는 금융상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다른 은행이 따라오더라도 우린 그 시간에 다른 상품을 개발해 나가는 등 차별화에 자신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은행권을 놀라게 했던 ‘지금 이대로 신한 금리안전모기지론’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넘는 시간 동안 준비해 내놓은 상품이다.
이처럼 상품개발업무에 정통한 윤 부장이지만 아픔도 있다. 자신이 의욕을 갖고 추진한 상품은 오히려 망했다는 것. 대표적인 상품이 황금우산정기예금과 유니트래블카드다. 황금우산정기예금은 100좌 정도 팔린 뒤 6개월만에 판매가 중단됐다는 후문이다.
윤 부장은 “부부장 시절 ‘F1 엘리트론’이란 상품을 출시했는데 상품 수정만 7회를 거친 뒤 금융당국의 과당경쟁 주의를 받고 결국 판매가 중지되기도 했다”며 “예술성과 대중성은 다르다는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상품개발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밀유지다. 다른 은행에서 먼저 상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도후원 정기예금’은 상품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상품판매 정보를 입수한 A은행에서 먼저 출시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상품이 나오기도 했다. 도 ‘팬클럽 통장’, 일명 ‘서태지 통장’을 준비하던 중에도 기획사에서 먼저 언론에 흘리면서 서태지씨와 의견 조율에 실패, 결국 출시되지 못하기도 했다.
윤 부장의 올해 목표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윤 부장은 “예금이 예금이 아닌, 대출이 대출이 아닌 전혀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싶다”면서 “9시 뉴스에 나올 만한 상품을 내 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