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재스민 혁명...예멘 대통령 결국 퇴진

입력 2011-04-24 22:15 수정 2011-04-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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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대규모 유혈 사태...120명 사망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예멘에서는 23일(현지시간) 32년간 장기 집권해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국민들의 퇴진 압력에 못 이겨 결국 퇴진키로 했다. 시리아에서는 22일과 23일 2일간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최소 120명이 사망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열풍은 튀니지ㆍ이집트에 이어 예멘에서 세 번째로 독재자를 몰아내게 됐고, 이 여세를 몰아 중동 지역의 민주화 시위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예멘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은 살레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골자로 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민의회당 사무부총장인 솔탄 알-바라카니는 "국민의회당은 GCC의 중재안을 전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며 "GCC 외무장관들에게도 중재안 수용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는 살레와 가족, 그리고 측근들에 대한 사후 처벌 면제 방침이 보장된 상황에서 살레 대통령이 퇴진을 선언하고 30일 안에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방식의 중재안을 제시했었다.

이후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정부가 살레 퇴진 이후 60일 안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GCC 중재안의 핵심 내용이다.

살레 퇴진 후 처벌 면제 조건 때문에 GCC 중재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예멘 야권도 기본적으로 중재안에 대한 수용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단체들은 살레의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한 중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시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두 달 넘게 진행돼 왔으며, 당국의 강경 진압에 따른 사망자도 1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수도 다마스쿠스 등지에서 2일간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120명 가량이 정부군의 강경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로써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5주 이상 이어지면서 사망자만 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악용돼 온 시리아의 국가비상사태법이 근 반세기만에 폐지됐지만 당국의 강압적인 시위진압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이날 시위는 이슬람 금요예배일과 기독교 부활절 기간의 성금요일이 겹쳐져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가운데 이뤄졌다.

시위대는 정부의 개혁 조치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리아의 인권운동가들은 이날 첫 공동성명을 내고 아사드 정권의 퇴진과 함께 집권 바스당 독재 철폐, 양심수 석방, 정보기관 해체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루가스와 실탄을 무차별 발포하며 맞섰다. 다라 지역의 한 시위 참가자는 "총탄이 머리 위로 소나기처럼 빗발쳤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보안당국이 학살을 자행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1970년 무혈 쿠데타로 권력을 쥔 부친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이 2000년에 사망하자 권력을 이어받아 11년째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의 강경 진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등이 폭력 진압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고, 철저한 조사와 정치개혁 확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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