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의 판도를 뒤흔들 4.27재보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표심 확보를 위한 여야의 총력전이 이어지고 있다.
재보선 결과가 가져오는 파장은 만만치 않다. 좁게는 여야 모두 당내 지도부 교체 등 권력지형 변화와 넓게는 이명박 정부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경기 분당乙과 경남 김해乙, 강원도지사 등 선거판세는 ‘안갯속’이다. 뚜렷하게 우세를 점치지 어려운 만큼 여야 모두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막판 불법선거 의혹 등 과열·혼탁 양상이 더해지면서 표심이 어디로 뛸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강원도는 최근 엄기영 후보측의 ‘전화홍보원 대거 동원 불법 선거운동’으로 출렁이고 있다. 여야는 이날 하루 공중전을 펼쳤다.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엄 후보가 콜센터 운영을 위해 이미 한 달 전 펜션을 현찰로 계약했으며, 각종 사무용품도 한 달 전부터 임차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것은 엄 후보가 경선 때무터 이러한 불법 콜센터를 이용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청정강원을 졸지에 추악한 불법의 현장으로 만든 엄 후보는 도를 책임질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최문순 후보 측은 오는 25일 엄 후보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나라당은 엄 후보와는 상관없는 ‘자원봉사자’ 일 뿐 이라며 확산 차단에 나섰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이 자원봉사를 하다가 생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문순 후보측이 허위사실을 문자메시지로 발송하고 불법으로 부재자 신고를 한 것은 엄청난 범죄”고발 방침을 밝혔다.
4월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이 전개되고 있다. 부활절인 이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새벽부터 교회에서 열리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잇따라 참석, 교인들의 표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공원에서 나들이객들과 접촉을 늘리며 막판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현직 대표의 대결인 분당을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모두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어느 한 진영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활을 건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손 후보의 ‘공금횡령’ 발언으로 강 대표는 손 후보측으로부터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가 하면 손 후보를 비방하는 괴전화까지 나돌고 있는 등 혼탁양상이다.
친노의 성지인 경남 김해을에선 이재오 특임장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수첩이 특임장관실 실무자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이재오 특임장관실의 선거개입 정황이 드러난 수첩을 공개하고 이날 김해 선관위에 고발조치하고 수첩을 분실해 관건 선거 의혹을 불러일으킨 문제의 공직자 이름과 전화번호, 수첩 내용을 전달했다. 문제의 수첩에는 김해을 선거전과 관련한 각 정당과 후보들의 동향, 지역별 유권자 민심 등이 12쪽에 걸쳐 꼼꼼히 기록돼 있다.
더욱이 수첩 주인이 특임장관실 소속 공무원인 신모 시민사회팀장인 것으로 확인돼, 그간 “김해에 직원을 내려보낸 적 없다”고 밝힌 특임장관실의 해명이 결국 거짓말로 판명한 것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특임장관 개입설과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슨 불법이 있다고 보고 받지 못했다”며 “김해 선거에 당 지도부 조차 일체 개입하지 않고 있고 후보자에게 맡긴 상태로 우린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봉수 후보 선대위는 24일 오후 2시 김해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재오 특임장관과 신 팀장, 그리고 수첩에 이름이 등장하는 공무원 등 4명을 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