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전역에서 22일(현지시간)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진행된 반정부 시위에서 경찰이 실탄과 최루가스를 무차별 발포하는 등 강경 진압으로 8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시리아 남부 다라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다. 이날 전까지 시위 사망자는 총220여 명이었다.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악용돼 온 시리아의 국가비상사태법이 근 반세기만에 폐지됐지만 당국의 강압적인 시위진압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이날 시위는 이슬람 금요예배일과 기독교 부활절 기간의 성금요일이 겹쳐져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가운데 이뤄졌다.
시위대는 정부의 개혁 조치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리아의 인권운동가들은 이날 첫 공동성명을 내고 아사드 정권의 퇴진과 함께 집권 바스당 독재 철폐, 양심수 석방, 정보기관 해체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루가스와 실탄을 무차별 발포하며 맞섰다. 다라 지역의 한 시위 참가자는 "총탄이 머리 위로 소나기처럼 빗발쳤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보안당국이 학살을 자행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1970년 무혈 쿠데타로 권력을 쥔 부친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이 2000년에 사망하자 권력을 이어받아 11년째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