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지도자들이 최근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도구로 환율을 활용할 뜻을 밝혀 위안화 절상 속도가 가속화할지 주목된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주 국무원 회의에서 “물가를 관리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샤오렌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19일 인민은행 웹사이트에 “위안화의 유연성을 높여 물가를 억제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고위관리들이 그동안 위안화에 대한 언급을 꺼리거나 외국의 절상 압력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한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속도 가속화를 용인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3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졌다.
중국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2번, 은행 지급준비율을 4번 각각 인상하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들은 그 동안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 정책 수단으로 간주하지 않았던 위안화 환율도 중요 수단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원유와 철광석, 콩 등 원자재 수입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경우 수입물가를 하락시켜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실제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중심이 발표하는 달러ㆍ위안 기준환율은 지난 13일 달러에 대해 6.54위안대가 무너진 후 20일 6.52위안대로 떨어지는 등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6월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발표 이후 달러에 대해 4.6% 올랐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올해 말에 현재보다 약 5.25% 올라 달러에 대해 6.20위안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