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인에도 '유행'은 있다?

입력 2011-04-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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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에서 시작된 통합형 그릴 유행… 이제는 고성능 상징

▲최근 전세계 완성차 메이커는 하나같이 앞 그릴이나 그 아래쪽 공기흡입구 사이즈를 키우는게 트렌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도요타 코롤라, 현대차 i40, 쉐보레 캡티바, 미쓰비시 RVR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가장 많이 고려되는 부분은 바로 디자인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해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외면한다. 차의 기본적인 성능만큼 디자인은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은 단순한 구매력을 넘어서 회사 수익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디자인으로 인해 살아나는 회사가 있는가하면, 반대로 몰락하는 회사도 있다. 아우디와 알파로메오 가 디자인으로 성공한 케이스이고, 반대로 사브는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며 몰락했다.

이 같이 자동차 디자인의 힘은 막대하다. 더 이상 디자인은 디자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이젠 디자인이 고성능을 상징하는 시대가 됐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디자인은 이제 한 순간의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시대를 따라가는 자동차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를 짚어보자.

◇아우디發 프론트 그릴의 대형화

한때 미국차와 일본차, 유럽차는 각각 고유의 특색을 담고 등장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이제 유행의 흐름은 세계적인 추세로 이어지게 됐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는 그릴에서 잘 나타난다. 바로 프론트 그릴의 대형화다.

자동차 업계에선 프론트 그릴 대형화의 시작점을 2004년 아우디가 선보인 ‘싱글 프레임 그릴’로 보고 있다. 싱글 프레임 그릴은 프론트 범퍼를 사이에 두고 상부와 하부로 나뉘어져 있던 그릴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합친 것이다. 전반적으로 프론트 그릴의 크기가 커져 시원한 느낌을 전달했다. 이는 당시 많은 자동차 관계자들에게 눈길을 끌었다.

그릴의 대형화는 고성능을 상징한다. 프론트 그릴은 엔진 냉각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그릴이 커지면 그만큼 공기흡입량이 늘어난다. 고성능차의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다.

아우디 싱글 프레임 그릴은 당초 앞 번호판을 장착하지 않아도 법적인 규제가 따르지 않는 미국 캘리포니아 등을 겨냥해 개발됐다.

아우디 A6에서 시작한 디자인 변화는 곧 A8과 A4로 이어졌고 이후 아우디 모든 라인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됐다.

싱글 프레임 그릴은 기존 특징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우디의 디자인을 180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이후 아우디는 싱글 프레임 그릴을 모든 라인업에 적용해 패밀리룩을 형성했다. 전면의 사다리꼴 프레임 안에 싱글 그릴은 헤드램프, 범퍼 등과 어울려 아우디를 상징하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싱글 프레임 그릴은 아우디 A8, A6, A4 등에서 구현돼 ‘2004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200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수상하며 끝없는 찬사를 받았다.

▲폭스바겐 파사트 프론트 그릴 역시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그릴의 대형화 추세가 잘 나타난다.
◇ 유행처럼 퍼진 ‘통합형 그릴’

아우디 발 디자인이 큰 호응을 얻자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하나둘씩 프론트 그릴을 확대해 나가기 시작한다.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의 폭스바겐 역시 소형차를 중심으로 프론트 그릴의 크기를 확대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그릴의 대형화를 가져온 모델이 소형차 골프, 그 가운데에서도 고성능 버전인 GTI다. 이른바 바펜(Bafen)그릴로 불렸던 새 디자인은 파사트와 CC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일본 메이커 가운데 미쓰비시 역시 통합형 그릴을 선보이며 고성능을 상징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고성능 세단 랜서 에볼루션이 통합형 그릴을 선보였고 이후 SUV인 아웃랜더와 이의 축소판인 RVR 등이 비슷한 모양의 그릴을 도입했다.

최근 국내시장에 선보인 쉐보레 역시 통합형 그릴을 선보이고 있다. GM대우 시절의 라세티 프리미어와 윈스톰이 쉐보레 버전으로 탈바꿈하면서 쉐보레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통합형 그릴을 선보이고 나섰다.

쉐보레의 통합형 그릴은 ‘더블 매쉬 그릴’로 불린다. 아우디, 미쓰비시와 달리 6각형 모양의 대형 그릴을 선보이면서 고성능을 상징하고 나섰다. 그릴 중앙을 가득 채운 쉐보레 앰블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현대·기아차도 통합형 그릴의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 이른바 ‘헥사고날 그릴’이다.

현대차는 준중형급 이하와 SUV 차종에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기반으로 육각형 모양의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하고 있다.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차종들이 통합형 그릴의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최근 ‘2011서울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르노삼성의 SM7컨셉트 쇼카도 통합형 그릴을 선보였다. 통합형 그릴로 인한 두툼한 전면과 가운데에 자리한 르노삼성 엠블럼이 디자인 적으로 중후함을 느끼게 한다.

양산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어떤 모습으로 출시될 지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쇼카 버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우디로부터 시작된 통합형 그릴 디자인 트랜드는 이제 ‘누가 누구를 모방한 것’이라는 주장도 설자리를 잃을 만큼 대중화를 이뤘고, 고성능의 상징이 됐다.

많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디자인 유행은 따르되 각기 다른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모든 자동차 디자인은 성능이 기본이다. 디자인 유행을 좇되 철저하게 성능을 따라가는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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