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름값 인하 압박이 성공하자 이번에는 통신요금 인하로 타깃을 바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요금 담합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 달 초 방송통신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로 꾸려진 통신요금 TF 활동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계통신비 절감 위한 통신요금인하 방안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방통위는 스마트폰 출고가 현실화와 사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음성과 데이터, 문자 사용량을 설계할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에 이어 기본료 인하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통신요금 TF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선택 요금 상품을 늘리고 일반폰 이용자에 대해서는 가입비나 기본료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공정위의 휴대폰 제조사와 이통사 현장 조사 결과가 마무리되면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포함한 단말기 유통시장 개선안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60% 이상의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는 표준 요금제는 월 1만원대의 기본료를 두고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한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기본료는 시설 투자비의 근간’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기본료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기본료가 인하될 경우 가장 큰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고 판단, 통신업계를 압박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통신요금 TF의 최종 결과는 오는 5월초 발표될 예정이다. 기름값과 마찬가지로 통신요금도 TF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부터 운영해 온 통신요금 TF에서 다음달께 구체적인 방안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스마트폰 확산 이후 소비자들의 통신 사용 패턴은 음성통화 뿐 아니라 금융·문화활동 등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정작 요금을 낼 때는 음성통화비만 생각하고 비싸다고 하는 인식 차이가 있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KT가 지난 6일 모토로라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트릭스’의 판매가를 애플 아이폰4의 절반 이하로 낮춰 출고하면서 통신요금 인하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T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초로 출고가를 86만9000원으로 정하고, 이를 24개월 약정 월 4만5000원 요금제 기준 13만2000원에 판매키로 했다. 26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아이폰4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이다.
출고가 인하는 공정위가 휴대폰 업체와 이통사의 조사에 나서며 본격화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KT의 출고가 인하는 내달 단말기 유통시장 개선안이 나오기 전 사전 작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