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지난해 불거진 ‘통신주파수 스캔들’로 최대 정치위기를 맞았다.
인도 중앙수사국(CBI)은 안디무투 라자 전 통신장관과 릴라이언스텔레콤, 스완텔레콤과 유니테크 와이어리스 등 통신업체 관계자 8명을 ‘통신주파수 스캔들'과 관련 기소했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CBI는 지난 2008년 2세대(2G) 주파수 할당 입찰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행위로 정부에 390억달러(약 43조원)의 손해가 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BI는 약 31개 업체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고 싱가포르와 사이프러스, 버진 아일랜드 등 인도 통신업체들이 조세회피처로 사용하는 지역에 대해서도 계좌를 추적했다.
‘통신주파수 스캔들’은 지난해 11월 인도 감사원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싱 총리는 지난 1991년 재무장관에 임명된 후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하며 인도를 아시아 3대 경제대국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싱 총리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청렴성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왔으나 이번 스캔들은 그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고 FT는 전했다.
인도 의회는 ‘통신주파수 스캔들’로 4개월 이상 마비됐고 야권에서는 싱 총리의 연루 의혹을 제시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람찬드라 구하 역사학 교수는 “싱 총리가 권위와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각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능력있고 깨끗한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도 2위 통신업체 릴라이언스텔레콤과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살랏의 현지 합작사인 스완텔레콤 등 메이저 업체들도 스캔들과 관련된 혐의를 받으면서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었다.
릴라이언스 등 업체들은 혐의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인도 의회는 다음주 청문회를 열어 아닐 암바니 릴라이언스 ADAG 회장과 라탄 타타 타타그룹 회장 등 인도 재벌들을 소환해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