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하루 앞둔 국토해양부가 초긴장 상태다.
입지 평가단이 가덕도와 밀양 등 두곳 후보지에 대해 채점을 하기도 전에 사업 백지화 논란에 휩싸여 당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두 후보지 중 한 곳의 손을 들어주든, '두곳 모두 경제성없음'으로 무승부로 결론을 내든 지자체와 정치권의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측에서 조차 국토부의 홍보 및 여론관리 미숙을 지적하고 있어 국토부는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하는 사면초가에 빠진 셈.
국토부 관계자는 29일 "백지화 가능성이 흘러나와 당혹스럽다"며 "이 판국에 어떤 식으로 결론내야 하느냐. 어떤 결론이든 (국토부는)비난을 피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가 잘못이 없다는게 아니다. 매를 맞으라면 맞고, 문책을 당한다면 받아들 일 것"이라면서도 "발표를 앞두고 책임과 비난의 화살이 국토부로 쏠리는 것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라며 최근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실무선에서는 최대한 객관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어진 일을 완수하기 위해 내일 발표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평가단의 후보지 현지답사 일정 자체도 불투명해지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다.
실제로 평가단 27명은 이날 채점을 하기 전 마지막 단계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찾아 지자체로부터 설명을 들을 계획이지만 해당 지자체가 "이미 백지화 결론을 내려놓고 쇼를 하는 거냐"며 브리핑을 거부했다.
이쯤 되나 평가단 내부에서는 "백지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정부가 해명을 하는 등 공식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단은 28일부터 합숙을 하며 외부와 철저히 차단됐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토부는 아직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아무것도 예단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국토부는 후보지 한 곳이 절대점수인 100점 만점에 50점을 넘겨 선정될 경우와 두 곳 모두 탈락할 경우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 자료를 만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만일 평가단 채점에서 한 곳이라도 절대기준을 넘기면 여느 국책사업처럼 향후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치는 등 관련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백지화로 결론날 경우다. 국토부로서는 김해공항 확장이나, 향후 재검토 등 백지화에 따른 대책을 발표해야 하는 데 해당 지자체의 반발과 더불어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정치논리를 생각하면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당국자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부는 이 사안이 국토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 평가 결과가 도출되는 대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최근의 논란에도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대응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라"고 해당 부서에 지시하면서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토부는 평가 결과를 30일 오후 3시30분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