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 후보였던 제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이 향년 75세를 일기로 26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라로 의원은 다발성 골수종(혈액암)으로 12년간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10시경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페라로 의원은 초등학교 교사를 일하다 1978년 뉴욕주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해 3기를 역임했다.
198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월터 먼데일 민주당 대선 후보와 러닝 메이트를 구성해 첫 여성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과 그의 러닝메이크인 조지 부시에 눌려 50주 중 49주를 공화당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선거가 끝난 뒤 연설에서 페라로는 "나의 후보 출마는 차별이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나타낸 것”이라며 “미국 여성들은 다신 이등 시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페라로는 1992년과 1998년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200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진영에서 선거자금 모금책으로 활동했으나 버락 오바마의 인기 이유를 인종으로 결부시킨 발언이 논란이 돼 사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럴딘은 여성과 각계 각층 미국인의 장벽을 깬 선구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