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음료업체 펩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인드라 누이 최고경영자(CEO)가 과일쥬스와 스포츠드링크 비중을 늘리면서 전통적인 콜라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펩시콜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3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예상이 맞는다면 1위와 2위는 모두 오랜 라이벌인 코카콜라가 차지하게 된다.
음료전문지 베버리지다이제스트는 최근 미국 음료시장 1위는 코카콜라의 코크, 2위는 다이어트코크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펩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방침이다.
펩시는 TV 스폰서십을 포함해 디지털 홍보 캠페인에 최대 7000만달러(약 79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프랭크 쿠퍼 펩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콜라 사업 회복이) 올해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펩시는 그동안 마이클 잭슨과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팝스타를 광고에 기용하면서 ‘신세대들이 선택하는 음료’라는 이미지 구축에 힘써 왔다.
펩시북미사업부의 마시모 드아모르 최고경영자(CEO)는 “펩시는 올해 북미 지역 TV 광고를 30% 확대할 것”이라면서 “이는 재정적으로 큰 베팅이며 펩시에게 마케팅 르네상스와도 같다”고 강조했다.
펩시는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용 앱을 제작하는 등 디지털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펩시의 누이 CEO는 경제전문지 포춘이 2년 연속 뽑은 '50명의 파워여성'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있는 경영자다.
그는 취임 이후 2개 기업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600억달러의 매출 목표를 달성했으며 4억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에 성공하는 성과를 올린 인물.
그러나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펩시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
누이 CEO는 2006년 취임 이후 콜라 전쟁보다는 웰빙바람에 맞춘 과일쥬스와 스포츠드링크 등 무탄산음료 사업에 치중해왔다.
치열한 마케팅에도 콜라시장 1위를 차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펩시가 스낵을 비롯한 다른 식품을 포함하면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했지만 사업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콜라사업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펩시와 코카콜라의 ‘콜라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