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주일 미군은 16일 군내에 후쿠시마 제1 원전으로부터 50해리(약 93km)권내 접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부득이한 경우는 허가를 받도록 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미군 병사들의 방사선 및 방사능 노출을 피하면서 대지진 피해 지원 활동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군은 우선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투입해 원전 내부 조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미 공군은 16일 기능이 마비된 센다이 공항의 벽돌조각과 돌 제거 등의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외부에서 들여오는 물자를 들어오려면 공항 기능 회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야마가타 공항을 통해 외부 물자를 들여오게 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이 훈련이나 긴급 착륙 이외에 민간 공항을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주일 미 해군사령부는 16일 강습양륙함 '에섹스'을 포함해 도크형 양륙함 '하퍼스 페리'와 '절먼 타운' 3척이 17일 일본 사카타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태평양측에서 구조 활동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원전 사고로 인해 동해 측에 거점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3척의 군함에는 오키나와 해병대 제31 원정대가 타고 있다. 이들은 헬기로 이동해 센다이공항의 복구 작업에 임할 예정이다.
미 해군은 대지진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8척인 군함을 13척으로 늘렸다. 이들 군함은 일본 자위대원들을 홋카이도에서 아오모리로 이동시킬 계획으로, 주일 미군의 강습 양륙함이 일본 자위대원을 수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주일 미국 대사관은 일본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접근금지령을 내렸다.
주일 미국 대사관은 17일 새벽 일본에 거주하는 미국민에게 후쿠시마 제1 원전의 반경 80km 밖으로 피난하도록 지시하고, 부득이하게 피난이 어려울 경우에는 건물 내에 머물도록 당부했다.
영국 정부는 원전에서 반경 20km 밖으로 피난하라는 일본 정부의 대응은 바람직한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원전 폭발사고에 대해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원자로 폭발시 예상되는 피해 지역도 체르노빌 사고 때보다 범위가 훨씬 좁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자로가 폭발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