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 리비아 정부의 돈줄 죄기에 영국이 가세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리비아 정부로 흘러가는 오일머니를 예치할 수 있는 에스크로 계정을 만들어 유엔이 리비아 국민을 대신해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에스크로 계정은 일반 상거래에서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제 3자에게 결제대금을 예치해 두도록 한 계정을 일컫는다.
헤이그 장관은 "이같은 조치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카다피 정권은 리비아 사태 발생 이후 국제사회의 자산동결 조치 등 각종 제재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정권은 여전히 수백만달러 규모의 오일머니를 긁어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혈사태 직전까지 리비아는 매일 160만배럴의 석유를 수출했으나 현재 20만배럴로 급감했지만 유가 급등으로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이를 적극 검토하는 모습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 미국이 아닌 유엔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국제사회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하기 바란다"면서도 "리비아 국민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헤이그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비상대책 차원에서 이를 논의 중"이라면서 "확실히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파르핫 오마르 벵다라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가 이번 사태 이후 잠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트리폴리의 중앙은행 측은 지난주 "벵다라 총재가 출타 중"이라고 말했지만 이번주에는 "그가 사무실에는 없지만 트리폴리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카다피 정권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 벵다라 총재가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지 외국으로 도피했는지 등 각종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그가 카다피 정권을 지지하는지, 반정부 세력으로 돌아섰는지도 인되지 않고 있다.
시중 은행가들과 반정부 인사들은 카다피 일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자산동결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카다피 정권의 자금을 움직일 수 있는 벵다라 총재의 입장을 확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