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가 시민군의 우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리비아 시민군은 27일(현지시간) 서부 지역 다수 도시와 수도 인근의 자위야 등을 장악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리비아에 혼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안 채택 등으로 안팎에서 위기에 처했다.
벼랑끝에 몰린 카다피가 자살을 선택하거나 군부 쿠데타로 42년간 철권통치의 막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다피 정권이 붕괴되더라도 부족간 갈등이 커지는 등 무정부 사태로 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리비아에는 오랜 철권통치로 야당은 물론이고 의회나 이렇다 할 정부 부처 조차도 없는 상황이어서 카다피의 뒤를 이을 지도자나 세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반정부 시위가 카다피를 전복시킨 뒤 급진세력이 발호해 아프가니스탄이나 소말리아와 같은 무정부상태가 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오만은 반정부 시위 중 유혈충돌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반군 교전 및 쿠데타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동·북아프리카에서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 시위에 대해 ‘제4의 민주화 물결’이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티븐 R. 그랜드 미국·이슬람 관계 책임자는 이날‘이집트에서 시작: 제4의 민주화 물결?’이라는 기고문에서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 체제 붕괴는 아랍권을 진앙으로 하는 제4의 민주화 물결을 형성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규정했다.
‘문명충돌론’으로 유명한 새뮤얼 헌팅턴(1927~2008)이 주창한 ‘제3의 민주화 물결’과는 다른 양상의 민주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3의 민주화 물결은 지난 1974년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남유럽 남미 아시아 동유럽 등을 휩쓸며 권위주의체제를 전환시켰다.
제1의 물결은 미국 독립과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서구식 공화정과 의회정치를 진전시켰던 것이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독일 등 전체주의 국가들의 민주화와 제국주의 몰락으로 인도 등 서구 식민지들이 민주국가로 독립하게 된 것이 제2의 물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