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유통업계]⑧ 중국은 제2의 내수시장…한류타고 대공세

입력 2011-02-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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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략 1번지는 ‘중국’이다. 중국의 의류 시장은 국내대비 약 8배(185조원)에 달하지만 1인당 의류소비는 국내의 약 30%에 불과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화장품도 국내대비 약 3배 시장(24조원)으로 추정되나 1인당 지출금액은 국내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업체의 ‘중국러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왕푸징에 입점되어 있는 이랜드 EnC 매장
◇절대강자 없는‘중국’= 중국은 의류소비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거대한 소비 시장이라는 매력으로 인해 자국 뿐만 아니라 해외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의류 업체의 중국 매출 규모가 1~2조원 내외로 전체 시장 점유율은 2% 미만이기 때문에 매우 세분화 되어 있고 절대 강자는 없는 시장”이라며 “ 경쟁도 치열하지만 시장도 형성 단계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져 중국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국내 업계 최초 이랜드가 상하이에 진출하며 중국 패션시장의 물꼬가 트였다. 이어 제일모직·LG패션·보끄레머천다이징·SK네트웍스·이랜드·EXR 등 다수의 업체가 중국 문을 두드렸다.

이랜드는 지난 1997년 ‘이랜드’ 브랜드를 상하이에 첫 선을 보였고 현재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아동복, 내의 등 17개 브랜드가 중국 전역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 중국법인(이랜드 패션차이나홀딩스) 매출액은 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패션업계 최초 1조원 돌파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지난 2004년에 진출한 베이직하우스는 2010년 12월 말 현재 중국 전역의 도시에서 71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평균 20% 이상의 신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스포츠 브랜드인 라피도와 갤럭시에 이어 ‘빈폴’을 주력브랜드로 중국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상하이 최고급 백화점 입점에 성공한 이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헤지스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LG패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60여 개의 매장을 확보하는 등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한류열풍 타고 중국으로=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제2의 내수시장’ 중국에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성숙기 단계이며 한류열풍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좋은 상황이다.

또한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지리적인 근접성이 있으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을 주축으로 LG생활건강(더페이스샵 포함), 에이블씨엔씨, 웅진코웨이 등이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라네즈’와 ‘마몽드’를 전개하고 있다. 올해 설화수를 비롯해 2015년까지 추가 브랜드 론칭을 통해 매출액 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1995년 중국에 첫발을 내딘 LG생활건강은 오휘, 후, 수려한 등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주요 유통은 백화점 500여 매장과 전문점, 마트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더페이스샵 중국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95년 중국 시장에 진출, 올해로 중국 화장품 사업 15주년을 맞이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유명 외국브랜드인 샤넬, 랑콤, 크리스챤 디올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며 현재 주요 거점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혀가고 있다.

◇까다로운 중국인 입맛 사로잡은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브랜드 고급화·디자인 차별화가 시장선점 효과 극대화

지난해 중국 매출 1조원 돌파의 신기록을 세운 이랜드, ‘제 2의 이랜드’를 꿈꾸는 더베이직하우스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브랜드 고급화·디자인 차별화를 통한 선점효과이다.

가능성만을 보고 시장에 먼저 진입해 중국인의 정서에 맞게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대부분의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연착륙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주요 브랜드들은 10대 후반~30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며 “캐주얼룩부터 비즈니스 룩까지 브랜드 콘셉트의 차별화가 중국진출 성공의 핵심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매장수는 2000년 46개 매장에서 현재 3500여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취향에 맞춘 제품과 디자인이 강화되면서 점당 매출액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할 것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랜드는 아나카프리, 96NY, 데코 등 고급 여성 브랜드 뿐만 아니라 스파오, 미쏘 등 SPA 브랜드도 중국에 진출시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더베이직하우스는 중국내에 현지 생산지사를 통해 관리하므로서 제품조달원가를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 시키고 있다. 또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한국 내에 중국 디자인팀도 별도 조직했다.

아울러 매년 계절별로 실시하는 한국 본사의 품평회에는 많은 수의 중국 현지 직원이 참석해 현지의 시장 유행 및 소비자 기호 변화를 상품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기업과 로컬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패션시장은 후발업체들에 불리한 요인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틈새 시장을 공략하거나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기존 시장을 세분화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상하이 매장
◇아모레 Vs LG생건 차별화된 전략으로 진검승부

아모레, 방판 조직에만 70여억원 투입

LG생건, 점당 매출확대 주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중국 사업 전략이 차별화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방판조직 구성에만 70억원을 쏟아붓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반면 LG생활건강은 그간의 양적성장을 지양하고 내실경영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 지역 방문판매사업에 관한 허가를 얻어내 중국 내 화장품 방문판매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작년 연말 중국정부로부터 수입을 승인받은 설화수는 고급백화점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존 진출 브랜드 라네즈와 마몽드는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투자규모는 100여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판 채널 조직구성에 따른 신규비용만 대략 60~7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설화수 백화점 입점비용과 더불어 마몽드와 라네즈의 마케팅 공격적 비용 집행으로 평균 100억원 가량이 중국시장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면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양적인 확대위주에서 앞으로는 질적인 확대를 위해 브랜드 및 유통의 정비를 동반한 사업방향으로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오휘, 후 등 기존에 입점해온 고급 브랜드의 매장에서 더욱 세밀한 정책을 펼쳐 점당 매출 제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존 확보된 오휘 매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시키고 후 매장도 기존 오휘 매장에 동시 입점하거나 단독으로도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수려한은 후와 마찬가지로 한국 고유의 ‘한방’ 콘셉트가 중고가대 시장에서 착실히 자리매김하고 있어 향후에 수려한만의 단독매장 오픈, 품목확대등을 통해 중·고가대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LG패션 관계자는 “중국 내에 아직은 취약한 고객 서비스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유명 외국브랜드와는 차별화 된다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모든 영업활동 등은 고객을 관리하는 활동으로, 질적인 확대를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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