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479조2230억엔(약 5조4740억달러)으로 중국의 5조8790억달러를 밑돌았다.
앞서 중국은 작년 4~6월에 GDP 규모에서 일본을 웃돌았지만 세계 순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연간 기준 GDP에서 일본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의 쾌속 질주에 힘입어 양국의 경제 순위가 다시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13조870억엔(약 177조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첨단 전자제품에서부터 음료까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이 일본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기 때문.
아사히맥주의 이즈미야 나오키 사장은 지난 주 중국에 대해 “잠재력이 커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꾸준한 성장과 미 경기 회복을 발판으로 일본 경제가 올해 1~3월에는 플러스 기조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14일 발표된 작년 10~12월 일본의 GDP는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작년 10~12월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0.3%, 연율로는 마이너스 1.1%로 전기의 플러스 3.3%에서 대폭 침체했다.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 2009년 7~9월(-1.9%) 이래 처음이다.
9월 친환경차 구입시 보조금 제도 종료에 따른 신차 판매 침체, 같은 해 10월부터 시작된 담뱃세 인상 전 일시적인 수요 급증과 사라진 폭염 특수 효과,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이 마이너스 성장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5개 분기만의 마이너스 성장과 42년간 지켜온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내어주면서 간 나오토 총리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재정적자, 지지율 추락 등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어 향후 전망은 비관적이다.
소득 정체에 따른 개인소비 부진과 높은 실업률. 일본 직장인들의 지난해 겨울 보너스가 줄면서 작년 소득이 침체됐다. 또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에 신중해 실업률은 5%대에서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상황이 개인소비 부진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GDP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소비는 작년 10~12월에 전기 대비 0.7% 감소한 반면 GDP의 16%를 차지하는 설비투자는 전기보다 0.9% 증가했다.
수출은 엔화 강세 여파로 전기보다 0.7%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세계적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1~3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