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시민혁명이 성공했다.
18일만의 민주화 시위 끝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렸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국영TV에 출연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하고 군부에 권력을 이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도 카이로에서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로 떠났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전일 대국민 연설에서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되 오는 9월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면서 기존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의 발표에 국민들이 분노해 민주화 시위 중심지인 타흐리르(해방) 광장에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이 운집하는 등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1981년 10월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자 권력을 승계한 후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했던 시민들은 사임소식이 전해지자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는 등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집트 군 대변인은 국영TV에 발표한 성명에서 “군은 국민들의 뜻을 거슬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군 최고위원회가 권력 이양에 대한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이집트가 수십년의 억압에서 해방됐다”면서 “오늘은 내 생애 가장 기쁜날”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호삼 바드라위 사무총장은 “현 단계에서 새 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새 당이 필요하다”면서 사무총장직 사태와 동시에 탈당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소식에 국제사회도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사태가 빨리 안정되기를 기대했다.
유럽연합(EU)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질서있는 권력 이양이야말로 EU와 이집트 국민이 공유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는 역사적 순간”이라면서 “민주화가 완성되기까지 어려운 시간을 겪겠지만 이집트인들이 해답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환영했다.
그는 또 “이집트의 민주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이집트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군부가 신뢰할 만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