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40분께 부산에서 광명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선로를 이탈, 상하행선 운행이 모두 중단되자 열차를 타러 왔던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가량이 지난 오후 4시 현재 광명역은 매표소마다 열차표를 환불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KTX측은 "열차 탈선 사고로 현재 상하행선 모든 열차의 운행이 중지됐으니 동편 1층 6번 출구에서 1호선 관악역행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역이나 용산역으로 이동하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달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KTX측이 열차표만 환불해줄 뿐 승객 편의를 위한 다른 조치는 마련해놓지 않았다며 불평했다.
이날 러시아 출장에서 돌아왔다는 조모(42)씨는 “회사가 있는 대구에 가려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막 도착했는데 KTX에서 차비만 환급해주고 여기까지 오는데 들인 비용은 보상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씨는 “돈도 그렇지만 그보다 지금까지 열차를 기다린 시간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일단 셔틀버스를 타고 관악역으로 가 서울역에서 다시 표를 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을 가려던 강모(42)씨는 “셔틀을 타고 관악역으로 갔다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전행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라면서 “사람이 안 다쳐서 다행이지만 열차 사고로 모든 스케줄이 뒤죽박죽이 됐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을 미리 듣지 못하고 역으로 왔다가 돌아간 사람들도 많았다.
김모(63.여)씨는 “오후 4시10분 부산행 열차를 샀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며 한참을 어리둥절해하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표를 환불한다고 해도 이제 와서 부산행 열차표를 어떻게 구하느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사고는 열차가 광명역 500여m 전방 터널에서 역 구내로 서행하던 중 몇 차례 덜컹거리며 10량의 객차 중 후미 6량이 선로를 이탈하며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