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차기대권 행방을 놓고 벌써부터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현재 차기대권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의 즉각 퇴진 요구를 거부했지만 부통령에 대한 점진적 권력이양 의사를 재확인했다.
사메 쇼우크리 미국 주재 이집트 대사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부통령에게 이양했다”면서 “이번 발표로 술레이만 부통령이 사실상의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술레이만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그는 1967년과 1973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전했고 1993년부터는 이집트 정보국 수장으로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지난 1995년 무바라크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카이로에서 방탄차를 공수해 대통령을 무장괴한들의 총격 세례에서 구해냈다.
그는 또 정보국장 재직 시절 테러방지를 위한 정보수집과 교류 등으로 미국 등 서방 진영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최근 이집트 민주화 이후 이슬람주의자들의 부상을 우려하는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일부 야권세력과 반정부 시위대가 현 정권 인사들의 완전 퇴진을 외치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친 무바라크 인사인 그가 반정부 시위대의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도 최근 차기 대통령감으로 부상했다.
펙터 중동여론조사가 지난 5~8일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주민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6%가 무사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꼽았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17%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고 무바라크 대통령이 16%로 그 뒤를 이었다.
당초 차기대권 선두주자로 거론되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3%를 얻는데 그쳤다.
무사 사무총장은 10년간 외무장관을 지냈으며 장관 재직 시절 이집트 국민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는 비교적 온건한 노선을 유지해 미국 등 서구진영도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