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격렬한 반(反)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수도 카이로를 떠나 홍해 연안의 휴양지 샤름-엘 셰이크에 머물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9일 샤름-엘 셰이크 호텔 등의 직원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무장경찰이 배치돼 호텔로 들어오는 차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 호텔 직원은 현지 취재를 하고 있는 신문기자에게 "내 생각에 그는 여기에 있다"면서 "카이로에 있다면 그는 살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이로에서 샤름-엘 셰이크로 오는 도로는 바리케이드 등으로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군중들이 이곳에서 무바라크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곳에 수많은 경찰이 배치돼 그를 해치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당신도 여기서 안전하지 못하다"면서 경찰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철저히 수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전날 밤 무바라크의 겨울용 관저 앞 출입구는 무장경찰이 배치돼 접근하려는 차량을 돌려보내는 장면이 목격됐다.
현지의 관광 셔틀버스 운전기사는 지난 26일 대통령 수행단이 도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고 그의 전용비행기가 샤름-엘 셰이크 공항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에 있는 어느 누구도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신문은 현지 공항의 펜스 뒤쪽에는 군용기 몇 대가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이 공항은 군대의 군사작전이나 에어쇼 등으로 자주 이용되는 곳이다.
카이로에서 차로 7~8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샤름-엘 셰이크는 이집트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그의 겨울용 관저가 대표적 호텔인 마리팀 졸리 빌레 골프 호텔 안쪽에 마련돼 있고, 무바라크는 이곳에 세계 정상들을 초청해 각종 회의를 열어 왔다.
이집트에서는 1981년 이후 30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25일부터 지금까지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