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신현실주의 패션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패션을 이끄는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들은 편하고 실용적인 패션에 주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최근 열린 2011 이탈리아 밀라노 가을·겨울 남성 패션쇼에서 전세계 여행자들과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위한 의류가 주목받았다고 FT는 전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의 토마스 마이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장거리 여행에 필요한 남성 의복이 비행기에서 내려 어디를 가든 기능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테가 베네타가 이번 패션쇼에 내놓은 셔츠는 세련되지 않은 독창적인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바늘땀이 특이하게 위치해 있으며 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제작된 슬림한 라인으로 제작됐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회색을 배합해 어디든지 어울리는 색상의 말쑥한 상의를 소개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상의는 회색 바탕에 흰색 가는 줄무늬가 새겨졌으며 상의 단추가 두 줄로 디자인됐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패션에 열광하는 동아시아 지역 고객들을 위해 필리핀 모델을 앞세워 심플한 베이지색 코트를 내놨다.
중국은 특히 이탈리아 명품 남성정장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패션쇼에 감명받았다고 FT는 전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할리우드 3D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리마 비주얼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 작품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패션쇼를 열었다.
이 쇼에 등장한 실크 셔츠와 턱시도는 중국의 고전 벽화의 무늬가 새겨졌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지난해 말 현재 중국에 70개 매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10개 이상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창업자의 손자인 질도 제냐 회장은 “중국이 더이상 거대한 이머징 마켓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남성 패션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니들 펀치 니트(needle punch knit)’ 가공법을 사용하는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사르토리와 손잡고 기술에 초점을 맞춰 가죽 및 캐시미어 재킷을 만들고 있다.
니들 펀치 니트는 외부로 구멍이 뚫리지 않을 정도로 촘촘한 바느질로 만드는 기술을 일컫는다.
독일의 럭셔리 브랜드 질 샌더는 스코틀랜드 모직으로 만든 연어, 오렌지, 이끼 색상의 정장을 디자인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세계적인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의 패션 혁신으로 신현실주의 부활을 부추기고 있다.
프라다의 신제품 바지는 발목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져 윗 부분이 편하도록 만들어졌다.
영국의 버버리는 팔과 몸통 부분이 곱슬한 털을 가진 토끼무늬로 장식된 코트를 내놨다.
영국 최고의 패션디자이너로 불리는 알렉산더 맥퀸은 몽골 양가죽을 손질해 코트를 만들었다.
이탈리아의 구찌는 스코틀랜드의 록가수 로드 스튜어트를 모델로 스코틀랜드 고유의 타탄체크 무늬에서 벗어나 나팔바지, 넓은 옷깃의 재킷 등을 선보였다.
스튜어트의 헤어스타일은 마치 영국 팝 밴드 비틀즈 특유의 더벅머리 ‘몹톱 헤어(mop top hair)’를 연상시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돌체앤가바나(D&G) 역시 우묵우묵 자국이 나 있는 청바지를 대표 상품을 내걸고 줄무늬 스니커즈, 체크 무늬 바지를 비롯해 미키 마우스 등 매우 밝은 미국 이미지가 담기 핑크빛 모직 재킷 등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