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에 대해 양국이 어떤 성과를 거둘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71년 핑퐁 외교 이후 40년이 되는 해에 이뤄지는 후 주석의 국빈방문에 양국은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열성적으로 준비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대화와 협력으로 21세기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위안화 절상 속도를 가속화하며 달러당 6.6위안 벽을 깨는 등 성의표시를 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오는 2012년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후 주석이 미국과의 안정적 관계를 수립해 차기 정권에 넘겨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으며 국가 목표인 평화와 안정 속의 지속적 경제발전을 달성하려면 미중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도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과의 협력 관계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후진타오 주석의 2006년 방미 시에 국가 이름을 대만으로 잘못 소개하고 후 주석 연설 중에 파룬궁 지지자가 구호를 외치는 등 푸대접을 했던 미국 정부는 이번에는 비공식 만찬 등 온갖 파격적인 대접을 할 준비를 갖췄다.
양국은 대화와 협력 기조 아래 긍정적이고 포괄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에는 인식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 발전이 양국 국민들의 공통된 희망”이라며 “후 주석의 방미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대테러대책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등의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양국은 공조체제를 구축하는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보와 경제, 인권 방면에서는 세부사항에서 양국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중국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장관급)은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앞으로 중미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 상원내 친 대만 의원모임인 ‘대만 코커스’는 최근 “대만은 미국의 동맹이며 주요 교역파트너”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에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수출지속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문제와 도발행위 등 한반도 긴장에 대해서 양국은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 또는 6자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각론에 있어서 후 주석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북한이 비핵화에 진전을 보인 후에야 6자회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어서 양국 정상들이 입장차를 어떻게 조율할 지 관심이다.
이란 핵문제 관련해서는 중국이 이란의 핵시설 참관초청을 완곡히 거부하는 등 미국에 성의표시를 해 일정부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경제 이슈 중 가장 ‘뜨거운 감자’인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의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앞서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환율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아니다”라며 위안화 절상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신 중국은 미국에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후 주석의 방미에는 500명의 기업인이 동행해 최소 200억달러(약 22조원)를 웃도는 대규모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적재산권 보호문제와 내수시장 개방 확대, 미국의 대중국 쇠고기 수출 재개에 대해서도 후 주석이 통 큰 결정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