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구제역으로 시끄럽다. 병든 소·돼지 때문에 설을 앞두고 민심이 흉흉하다. 그래도 국민들은 사골 맑은 국물에 떡을 썰어 넣은 떡국과 만두국을 먹으며 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한다. 백화점에서는 구제역에도 설 선물로 한우세트와 우족이 벌써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가족들이 모여 뜨겁고 진한 국물에 그만큼 정도 깊이 쌓여가니 그럴만도 하다. 이번 설에도 사골로 우려낸 떡국과 만두국으로 몸도 보양하고 가족들간의 정도 느껴보자.
◇전통보양식 한우 사골=소뼈는 임산부나 수유부, 허약한 사람에게 여름철엔 더위를 이기는 식품으로, 추운 겨울철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신용 전통식품으로 각광받아 왔다. 특히 사골은 구수한 맛과 양질의 우수한 칼슘의 공급원으로, 곰탕 및 설렁탕 등 대중적 조리의 재료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우족’은 오랜시간 고우면 고울수록 구수한 맛이 우러나 곰국의 재료로 아주 좋다. 우족 100g에는 124kcal 단백질 16.4 지질 6.1 당질 0 ca 7mg이 들어있다. 우족을 고우면 걸쭉하고 엉기는 듯 한 성분이 우러나는데, 근육과 뼈 속에 들어있는 콜라겐 이라는 단백질이 우러난다. 콜라겐은 우러나면서 젤라틴이 되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 칼슘과 철분, 황,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남성들 스테미나 보충에 좋다.
또,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거칠어지거나 혈색이 어둡고 내분비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섭취하면 어린이나 수험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사골’은 분과 칼슘, 그리고 회 성분이 식물성보다 풍부하다. 노화방지, 여성들의 갱년기 골다공증에 좋고, 성장기 어린이, 수험생, 노약자, 몸이 허한사람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는 약으로 쓰일 정도다.
특히 산모들에게 사골로 만든 돼지족탕이나 우족탕은 예전부터 산후에 젖이 잘 나오지 않는 산모들이 즐겨 찾던 음식이다. 담백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출산 후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골에는 단백질은 물론 지방, 비타민 B1·B2, 콜라겐, 섬유소, 수분 등이 많이 들어 있어서 유즙이 잘 분비되도록 해준다. 특히 푹 고운 우족탕은 출산 후 약해진 뼈에 칼슘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평소에 고기를 좋아하는 산모라면 미역국을 대신해서 항상 끓여두고 먹어도 좋다.
◇좋은 사골을 고르려면=정육점에서 쇠고기는 등급이 표시돼 있어 일반인이 손쉽게 좋은 고기를 구별할 수 있으나 등급표시가 없는 한우 뼈는 사정이 다르다. 모두 엇비슷한 하얀 사골 중에서 높은 육질등급의 고기에서 나온 뼈로 단면이 유백색이고 치밀한 것을 고르면 거의 틀림이 없다.
뼈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품종과 연령이다. 육우와 젖소의 뼈 보다는 한우가 좋고 젊고 건강한 소에서 생산된 사골이 견실하다. 육우나 젖소 품종의 뼈는 한우에 비해 크지만 아무리 푹 고아도 한우와 같은 담백한 맛을 내지는 못한다. 전문가들은 “아마 한우가 일하는 소였고 뚜렷한 사계절 속에서 혹한기를 견디기 위해 뼈와 근육에 많은 무기물을 저장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사골은 보통 냉동상태로 유통되지만 냉동상태가 오래된 경우 국물이 잘 우러나지 않아 신선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신선한 사골은 절단면에 핏기가 있고 뼈부분이 우윳빛을 띠면서 사골절단면이 분홍빛을 띤다. 사골을 살때는 왕사골을 선택해 잘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고 잘라져 있다면 작업일, 유통기한 등을 확인한다. 냉동상태로 오래 된 사골은 표면이 건조되어 있고 핏물이 건조되면서 어두워진다. 우윳빛의 사골도 색이 다소 어두워 진다.
◇사골 잘 우려내려면=사골을 우려내는 방법은 장시간(12∼24시간:1회) 조리법과 단시간(5∼6시간:4회)조리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는 시간적 제약과 편이성 등으로 단시간 조리법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사골에는 혈액을 생산하는 공장인 골수라는 조직이 있어 뼈속에 잔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조리하기 전에 핏물을 제거해야 담백한 사골국물을 얻을 수 있다. 핏물을 제거하는 방법은 사골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서 흐르는 물로 씻어낸 다음 12∼18시간 정도 사골을 차가운 물에 담그어 핏물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빼문에 일반 가정에서는 사골이 잠기도록 적당량의 물을 넣어 끓을 때까지 가열(30분)해서 핏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핏물을 제거한 사골은 한번 더 씻어 주고 사골 kg당 5∼7배 정도의 물을 다시 넣어 끊인다. 한번 끓고 나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6시간 동안 끓인 후 사골 을 건져내고 식힌 다음 지방을 걷어낸다. 같은 방법으로 2번을 더 우려내면 국물 맛이 좋으면서도 영양성분이 많은 사골국물을 얻을 수 있다.
사골을 끓일 때는 사골, 고기, 우족, 잡뼈 등 고기로 유래된 것들만 함께 넣고 끓인다. 일부 경우 양파, 파 등과 같이 끓일 경우 화학작용이 일어나 갈색, 황색, 붉은색 등 국물색이 뽀얗게 우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처음부터 사골만 넣고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