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안오른 게 없어요…한숨만 푹푹"

입력 2011-01-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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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기가 겁나요”

“얼마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이것저것 안오른 물건이 없네”

9일 저녁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주부 이모씨(42)가 상추, 양파 등 신선제품 진열대 앞에서 가격표를 이리 저리 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푸념을 늘어 놓았다.

이 주부는 이날 된장찌개와 고등어조림 요리를 위해 두부 한 모와 애호박 한 개, 고등어 한 마리, 양파 한 망을 고르고 후식용으로 제철 과일인 딸기와 우유 한 팩씩도 카트에 담았다.

마침 부엌에 떨어진 식재료들을 채워넣으려 계란과 설탕, 고추장 제품도 하나씩 집어들고 다음날 저녁으로 먹을 돼지 삼겹살 400g과 상추 한 봉지도 담았다.

이렇게 두 끼 식사 준비와 식재료 구입 비용은 총 4만1280원.

작년 이맘때 같은 11개 품목(일부 상품에 중량 변동)으로 장을 봤다면 3만5790원을 지불했는데 1년새 무려 15.3%가 오른 것이다.

이 가운데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삼겹살과 우유 두 가지 품목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올랐다.

5살 딸아이를 두고 있는 박모씨(36)는 “한창 클 나이인 딸을 위해 이것저것 만들어 먹이고 싶지만 먹거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부담스럽네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먼저 대기업 브랜드를 내건 포장제품들의 오름폭이 만만치 않다.

1모에 1450원 하는 포장두부 제품은 작년 이맘때 1280원이었을 때보다 오히려 양은 340g에서 320g으로 20g 줄어 들었다.

계란(10개입)도 2400원에서 2840원으로 올랐다.

고추장과 설탕 역시 1㎏짜리 제품이 각각 7890원에서 9550원으로, 1380원에서 1630원으로 오름폭이 컸다.

신선식품 가격 역시 훌쩍 치솟았다.

적상추는 1봉지에 880원에서 1780원으로, 양파는 1망에 2450원에서 380원으로 올랐다.

고등어는 작년에 큰 상품이 거의 잡히지 않아 330g 안팎 1마리당 1980원에 팔렸다는 게 마트 측 설명인데, 올해는 작년보다 큰 대(大)자 상품이 1마리당 398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 대형마트 측은 "신선식품은 올겨울 한파와 남부지방 폭설로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설탕 가격이 오른데다 밀가루 값도 이달 중 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밥상물가'는 더욱 불안한 상황이다.

주부 김모씨(51)는 “남편 회사 사정으로 보너스는커녕 월급도 그대로에요. 간단히 사려고 해도 5만원이 훌쩍 넘으니 이거 무서워서 마트 올 수 있겠어요. 요즘엔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춥지만 근처 재래시장인 가락시장으로 종종 가요”라고 말했다.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덜 먹고 덜 입어야 하는 등 주부들의 혹독한 겨울나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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