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가 원주 동부와의 라이벌전에서 승리해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오르며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KT는 7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동부와 홈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한 제스퍼 존슨(25득점·12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71-63으로 이겼다.
KT는 지난 5일 안방에서 동부에 당한 19점차 대패를 설욕하고 선두 자리를 나눠 가졌던 동부와 인천 전자랜드를 동시에 밀어내고 단독 1위에 올랐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20승(8패)을 올리는 기쁨도 맛봤다.
반면 동부(19승9패)는 KT와 공동 1위 간 싸움에서 패배해 이날 경기를 치르지 않은 전자랜드(19승8패)에 2위를 내주고 3위로 추락했다.
KT의 존슨은 지난 두 경기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3점슛 3개를 포함해 25점을 폭발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부상에서 돌아온 송영진(7점)도 이날 가로채기만 5개를 따내며 거들었다.
공동 선두 간 맞대결답게 초반엔 상대 공격을 탐색하는 철저한 수비 농구로 흘렀다. 양팀은 1.2쿼터를 합쳐 27점씩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며 전반을 동점으로 마쳤다.
안갯속으로 들어갔던 승부는 3쿼터 후반에 가서야 윤곽이 드러났다.
43-39로 한 발짝 앞선 KT는 3쿼터 종료 1분 전 조성민(5점)이 3점포를 터뜨리며 기세를 살렸다. 이어진 동부의 공격에서 KT 조동현(17점)은 가로채기에 성공, 다시 3점포를 작렬해 순식간에 49-39로 만들어 승기를 가져왔다.
존슨은 4쿼터에서도 골밑에서 상대 센터 로드 벤슨을 압도하며 8득점에 리바운드 5개를 걷어냈고 조동현도 베테랑답게 당황한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6점을 더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동부는 벤슨(5점·6리바운드)의 골밑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은 게 가장 큰 패인이었다. 추격의 기회를 잡을 때마다 번번이 저지른 턴오버(18개)와 21개 자유투 중에서 11개만 성공하는 등 반 토막이 난 자유투 성공률도 뼈아팠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의도한 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자 경기 종료 3분을 앞두고 김주성을 코트 밖으로 불러내며 완패를 시인했다.
지난 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김주성은 이날 13득점에 7리바운드를 올렸고 황진원이 팀 내 최다 득점인 14점을 꽂으며 분전했다.
창원 LG는 더블더블을 기록한 문태영을 앞세워 대구 오리온스를 79-64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LG는 2009년 1월부터 오리온스를 내리 12번 꺾은 천적답게 이날도 적진에서 오리온스에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세번째로 20패(8승)를 안으며 안양 인삼공사와 공동 8위로 내려앉았다.
승부는 초반부터 LG쪽으로 넘어갔다.
1쿼터와 2쿼터에 각각 5점씩 앞선 LG는 10점차 리드를 후반 들어서도 계속 놓지 않아 안정적인 승리를 챙겼다.
문태영은 혼자 20점을 몰아치고 리바운드 14개를 따냈고 어시스트도 6개나 올리는 ‘원맨쇼’로 팀의 15점차 대승을 이끌었다. 기승호는 18점, 변현수는 10점을 거들었다.
오리온스는 허일영이 15점, 이동준과 정재호가 각각 14점씩 올리며 활약했지만 팀 패배에 빛이 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