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또 사상최고치 목전...美 고용지표가 좌우

입력 2011-01-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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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엔화 가치가 다시 달러당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고 있다.

작년 12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 이어 3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엔화 가치는 달러당 한때 80엔대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인 79.75엔을 위협했다.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배경으로 미 금리가 급등세를 타면서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들이 엔을 표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달러ㆍ엔 환율 추이

작년 11월초 엔화 가치는 80엔대 초반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미국의 2차 양적완화와 감세 연장 결정으로 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 금리가 급등, 미ㆍ일 양국간 금리차 확대의 영향으로 엔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등 연말 연시를 앞두고 미 금리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 과도한 달러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 엔화는 다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의 가네히라 슈이치 국제환율부 차장은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고는 한풀 꺾였지만 미 양적완화의 장기화가 불가피해 달러 하락세가 당분간 진행되기 쉬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달러당 사상최고치를 조만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초를 맞아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달러 매도가 강해진 것도 엔고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은행의 다카시마 오사무 수석 FX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부 수출 기업들이 회계연도 말을 앞두고 달러를 엔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며 “수출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가격변동에 따라 자동 거래되는 펀드가 달러 매도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7일 발표되는 미국의 작년 12월 고용 통계가 당분간 엔화 값 추이를 점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은 작년 12월 발표된 미 고용 통계 악화 직후에도 급등, 이번 고용 통계가 시장 예상보다 악화할 경우 엔고ㆍ약달러 양상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엔고가 재발하면 회계연도 말을 앞둔 수출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켜 일본 경제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레디아그리콜 은행의 사이토 유지 외환부장은 “엔고가 굳어질지 여부는 미 경제지표를 차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미 경기의 회복 기조가 재확인되면 달러당 80엔대가 무너지는 엔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은 달러당 82.12엔으로 4거래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작년 12월 미 제조업 지수가 7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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