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주당측이 30일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함에 따라 시와 시의회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시의회 민주당은 이날 서울시의 서해뱃길(752억원)과 한강예술섬(406억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케팅(31억원) 등 토목·전시성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무상급식 등 복지 분야 예산을 늘리는 내용의 내년도 예산을 20조585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시의회가 의결한 서울시의 내년 예산은 당초 시가 제출한 20조6107억원에 비해 3708억원(75건)이 늘고 3965억원(196건)이 감소해 최종적으로 257억원이 줄었다.
서울시가 무상급식 예산 증액 등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의된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시의회가 일방적으로 의결한 예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시장의 집행권을 강조하며 무상급식 등 민주당 의원들이 신설·증액한 예산 집행을 거부하기로 했으며, 무효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집행을 거부하면 시의회는 당초 내년에 교육청이 초등학교 3개 학년,서울시가 2개 학년, 자치구가 1개 학년을 맡는 구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자치구에 따라 3~4개 학년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와 시의회간의 갈등은 출범 당시부터 이미 예고됐다. 6.2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측은 임기 시작 전부터 양화대교 상판 철거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서울시의 핵심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시의회 사무처장 인사와 시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 요구, 조직개편안이 담긴 행정기구 설치조례 부결, 시장 비서실과 정무부시장실 등에 행정사무감사 적용, 서울광장에서 집회·시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조례 통과 등으로 양측간 감정싸움이 본격화됐다.
그러다 최근 무상급식 예산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은 절정에 이르렀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시가 무상급식 계획이 반영되지 않은 예산안을 제출하자 시의회는 이달 1일 내년부터 시내 초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내용의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맞섰다.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시정질문과 예산심의 등을 포함한 시정협의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의회가 파행하는 사태가 발발, 예산안 심의가 지연돼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이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